물류·기술력 강점 품은 ‘서부산 복합산단’을 로봇산업 전진기지로 [로봇, 동남권 제조업 재편 키워드]
공공주택지구·연구개발특구 인접
생산·R&D·주거 동시 해결 가능
가덕신공항 등 물류 이점도 강점
로보틱스나 피지컬 AI 등 유망 업종을 부산으로 유치하려면 서부산권 복합산단이 거점이 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단이 들어서는 강서구 강동동 일대.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이 동남권 로봇 산업 메카로 자리 잡으려면 서부산권 복합산업단지를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 주체인 부산도시공사가 부산시, 지역 대학 등과 긴밀히 협업해 로보틱스, 피지컬 AI(인공지능) 등 유망 업체를 대거 유치한다면 지역 경제에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서부산권 복합산단의 입주 예상 기업을 선정하면서 미래산업으로 전환 중인 업종군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로보틱스, 피지컬 AI, 자율주행, 모빌리티 첨단 부품, 이차전지, 전력반도체 등이 손꼽힌다.
도시공사는 이미 지역 자동차협동조합이나 기계공업협동조합, 반도체협회 등 전통 업종군을 대상으로 입주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지역 강소기업들이 서부산권 복합산단으로의 입주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틱스나 피지컬 AI 등 유망 업종군을 서부산으로 유치하려면, 부울경이라는 지역의 한계에서 벗어나 수도권까지 레이더망을 넓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녹록지 않은 일이지만, 서부산권 복합산단은 수도권 유망 업체들에게도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을 갖췄다. 강서구 강동동 일원 약 139만㎡(42만 평) 면적으로 조성될 이 산단은 인근에 연구개발특구(174만㎡), 대저·강동 공공주택지구(230만㎡)와 인접하다.
연구개발특구는 ICT융합 및 스마트 부품소재, 조선해양플랜트, 해양바이오 등 기술 기반의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라 로봇 산업의 전진 R&D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대저·강동 주택지구는 교육, 문화, 복지 인프라를 골고루 갖춘 주거용지로 타 지역 우수 인력들이 거주할 수 있는 직주 근접 자족도시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첨단산업 생산기지와 연구·개발, 주거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서부산권 복합산단의 가능 업종에는 첨단기계·제조·가공 등이 대거 포함돼 있어 로보틱스나 피지컬 AI 업체를 유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토대는 갖춰졌으니 도시공사와 부산시 등이 긴밀히 협업해 타 지역 유망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을 업그레이드하자는 내용의 국정과제를 채택한 만큼 국책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북과 경남에 각각 1조 원을 투입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기술을 개발, 실증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대에 ‘피지컬 AI 실증 랩’이 만들어졌다. 종류가 다른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협업 지능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현대차와 SK텔레콤, 네이버클라우드 리벨리온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기존 주력산업은 물론 신성장 첨단 제조업을 포괄하는 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한데 서부산권 복합산단이 여기에 제격”이라며 “현재 산업단지 계획을 수립 중인데, 가덕신공항 개항과 연계해 물류적 이점 등을 잘 어필한다면 기술적인 강점을 갖춘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