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픽] 전시-김유리 개인전 ‘유목하는 선인장’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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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간연구소 내달 8일까지
새파란 작가 공모 첫 주자 전시
선인장처럼 살아가는 삶의 풍경

김유리, cross section front, 2024.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김유리, cross section front, 2024.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부산 동구에 있는 전시 공간 ‘낭만시간연구소’(초량로 79-6)가 새해 첫 기획으로 지난 24일부터 선보인 새파란 작가 공모 프로젝트 제3탄 ‘2026 낭만! 처음, 전시’ 첫 주자는 김유리 작가이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대 미술학과(서양화 전공)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학업과 일, 거주 문제 속에서 끊임없이 이동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선인장 같다고 생각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선인장은 특정한 장소에 정착하기보다 환경에 맞춰 버티고 이동하는 ‘유목적 삶’의 상징인 것이다.

김유리, corridor cross section indigo, white, butter, orange(위에서 아래로), 2025. 김은영 기자 key66@ 김유리, corridor cross section indigo, white, butter, orange(위에서 아래로), 2025. 김은영 기자 key66@

특히 주거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만큼 그는 현대인의 삶을, 건축 단면과 선인장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바닥과 벽, 천장으로 구성된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니라, 개인의 습관과 취향, 삶의 방식이 축적된 흔적의 집합체이다. 건축 단면도처럼 나누고 분리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화면 속 다양한 공간엔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내부의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은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설킨 인물 군상이거나 사람 사이의 관계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강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선인장 뿌리는, 새로운 환경에 한층 적응돼 가는 모습이다. 작가는 이를 두고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탄력성)로 명명했다. 초창기 선인장 그림으로부터는 많이 달라졌다.

작가는 묻는다. “당신은 잘 적응하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당신도 그러길 바라요.”라고. 전시는 2월 8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휴관일 없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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