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국민에 “이란 떠나라”…유혈 사태에 ‘즉각 철수’ 권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이란 철수령
영국, 테헤란 주재 대사관 임시 폐쇄
지난 9일(현지 시간)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사진으로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에 대한 무차별 강경 진압으로 유혈 사태가 격화되면서 유럽 각국이 이란 철수령을 내렸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는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서둘러 이란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스페인 외무부는 여행 경보를 통해 “이란에 있는 스페인 국민들은 이용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 출국할 것을 권고한다”며 “전국적으로 상황이 불안정하다. 여러 소식통이 시위대 사망과 체포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외무부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안보 상황 때문에 자국민에게 이란을 떠나라고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에는 이탈리아인 약 60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테헤란에 거주한다고 이탈리아 외무부는 설명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이 지역(중동)에 900명 이상의 이탈리아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며 “군 인력 보호를 위한 조처가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는 이란 철수령과 함께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서 “이란에서 즉각 출국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 국가에 대한 모든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으며, 대사관은 지금부터 원격으로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영국 대사와 모든 직원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철수했다고 영국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대사관은 앞서 지난 12일 테헤란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서 비필수 인력을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으며 독일은 자국 항공사들에 이란 영공 진입과 관련해 경고 지침을 내렸다.
한편 이란 당국은 경제난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하며 유혈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8일째인 이날까지 시위 참가자 최소 3428명이 숨졌다고 추정했다.
이에 주요 7개국(G7)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에 폭력을 삼가고 국민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계속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G7은 “많은 사망자·부상자 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시위대에 대한 보안군의 고의적 폭력 사용, 살해, 자의적 구금, 협박 전술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