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원 이상 인출 땐 신고’ 실시 한 달… 피싱 피해 ‘급감’
부산경찰 보이스피싱 감시 체계
구축 전 대비 피해액 60% 줄어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 경찰이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마련한 특단의 대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은행에서 2000만 원 이상 금액을 인출하면 은행의 신고를 받아 인출자의 보이스피싱 관련 여부를 확인하는데,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18일부터 금융감독원과 협력하여 부산 전역 금융기관에서 보이스피싱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시민 누구나 시중 은행에서 2000만 원 이상 금액을 찾아가면 은행원이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즉각 출동한 경찰은 면담으로 해당 인출이 보이스피싱과 연관돼 있는지를 파악해, 범죄 피해를 조기에 막는다.
이는 지난해 급증한 보이스피싱 탓에 시행됐다. 부산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지난해 10월 30억 원에서 11월 70억 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는 약 61억 원의 피해가 발생해 절정에 달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의 마지막 단계인 현금 인출 후 전달을 막아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피싱 조직이 카드 배송, 택배 문자 등을 사칭해 URL 클릭을 유도하고, 악성 앱을 설치하게 만들어 검사 등을 사칭하는 단계는 경찰 수사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은행 신고로 2000만 원 이상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를 위주로 확인해 피싱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감시 체계가 구축되고 나서 보이스피싱 피해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1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약 22억 원 정도다. 제도 시행 직전과 비교해 60%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는 피해 금액이 약 4억 6000만 원에 그칠 정도로 확연히 피해가 줄었다. 해당 기간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을 인출하던 시민 12명을 구제하고, 약 4억 5000만 원을 보호한 실적도 거두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현금을 수거하는 주요 통로를 막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 보완, 시민 협조가 절실하다고 본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이러한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며 소액을 인출하거나 금이나 비트코인으로 범죄 수익을 세탁하려는 경우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보이스피싱에 속아 부산 북구의 한 금은방에 5000만 원의 상당의 골드바를 구매하려던 손님이 업주 신고로 경찰에게 구제된 적도 있었다.
하루에도 수백 번 은행으로 출동하는 일선 경찰의 피로 누적은 해결할 숙제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대책 시행 이후 하루 평균 출동 건수는 310건이었다. 은행이 밀집한 서면 등이 가장 출동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피싱 범죄에 경찰 대응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전 국민이 같이 범죄를 척결한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