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친구
이산하 (1960~)
시골의 초등학교 2학년 때 지각을 할 것 같아
열심히 달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팔과 무릎이 까져 아파서 울려고 하는데
뒤따라 달려오던 아이도 내 옆에 넘어졌다
그러자 울음 대신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우리는 서로 손잡고 벌떡 일어나 함께 달렸다
40년 뒤 내가 친구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때 고마웠어”
“뭐가?”
“어릴 때 니가 내 옆에 일부러 넘어져준 거”
“짜식, 뭐 그런 걸 아직도 하하하......”
-시집 〈악의 평범성〉(2025) 중에서
친구는 옛 친구가 좋다는 속담이 있지요. 단순히 가깝고 오래된 사이를 넘어 서로 존중하고, 믿음이 있는 사람. 어려울 때 곁에 있고, 몸이든 마음이든 아플 때 언제나 내 편인 사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해주는 사람.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고 슬픔도 나눌 수 있는 사람.
나의 잘못을 내 편에 서서 고민해주는 사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발적이고 평등한 사람. 가장 편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사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사람.
그렇게 내 삶에 활력과 행복을 더해주는 사람. 이처럼 진정한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잘 살아온 것이라 합니다.
내 친구는 누구인지, 난 누구의 친구인지 생각해봅니다. 누군가 다가오길 기다리기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보는 건 어떨런지요.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