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해운 서비스 제공’ 해양금융으로 경쟁력 뒷받침 [북극항로, 바다 중심 되다]
자본 조달 넘어 비즈니스 집적화
불확실성 큰 북극항로서도 필수
싱가포르의 금융 중심지 ‘래플스 플레이스’. 부산일보DB
싱가포르 항만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정책·법률·보험 등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소프트파워에서도 나온다.
싱가포르는 1996년 해운항만청(MPA)을 설립해 해운, 항만, 해양기술, 인재 양성, 국제 협력 등을 총괄하는 중앙 거버넌스를 확립, 해운 산업 집적화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해운과 관련된 각종 인증, 등록, 법률 서비스 등의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할 수 있었다. MPA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약 200개 국제 해운 그룹이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다양한 해운 서비스 집적화의 중심에는 해양 금융이 있다. 단순한 자본 조달 기능을 넘어, 항만 운영과 해운·항만 연관산업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중앙 비즈니스 지구에는 20개 이상의 주요 해양 은행과 30개의 선박 금융 기관이 집중돼 있다. 이들이 취급하는 선박 금융 대출 규모는 약 130조 원 이상에 달한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미래전략기획실장은 “싱가포르가 남방항로의 거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정부의 통합 거버넌스 때문만이 아니라 해운기업의 실질적 수요를 즉각 충족시킬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의 물리적 집적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도 “싱가포르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물량 처리 외에 벙커링 사업 성공 덕도 크다”며 “금융과 벙커링 산업을 조화롭게 연결시켜 지역사회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한 환경에 대한 서비스가 필요한 북극항로 사업에서 해운 비즈니스 집적화는 더 필수적이다. 선박 보험, 벙커링 금융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임정덕 전 부산연구원장은 “북극항로 사업은 예산이 방대하고 불확실성도 커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 예산도 지속적으로 이 펀드에 투입해 기금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