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주까지 사칭’ 사칭 범죄에 몸살 앓는 부산
부산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사칭 범죄
전국서 유사한 범죄 16건 발생해
기관사칭혐 범죄 아닌 새로운 유형
지난해 부산에서만 401건 접수돼
가맹점주 사칭 사기 주의를 당부하는 공고문.메가커피 홈페이지 캡쳐
부산에서 기승을 부리는 ‘기관 사칭형 범죄’가 새로운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로 속여 양도 권리금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부산에서 이러한 연락을 받은 시민도 여러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련 범죄 16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부산 수영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지난달 낯선 전화번호로 수상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다른 지역 사업 때문에 광안동의 목 좋은 메가커피 가게를 매각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카페 점주로 소개한 남성 A 씨는 낮은 양도 권리금으로 카페를 넘기겠다고 유혹했다.
A 씨는 가게 수익을 보여주는 월별 매출전표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사업자등록증, 임대차 계약서, 신분증 등을 첨부했다. 박 씨가 확인한 결과, A 씨가 보내준 임대차 계약서에는 실제 해당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이름도 공동으로 기재돼 있었다.
A 씨는 실제 만남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에 출장을 나왔다는 핑계로 회피했다. 도리어 박 씨에게 카페에 관심을 갖는 다른 사람들도 있어 빨리 결정하라고 닦달하며, 계약금 500만~600만 원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하루가 지나자 돌연 ‘다른 사람과 계약했다’는 문자를 보낸 A 씨와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게 박 씨 설명이다.
박 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확인해 보니 실제 점주 이름을 악용한 위조된 임대차 계약서였다”며 “며칠 뒤 같은 사무실 다른 공인중개사한테 비슷한 사기를 시도하는 전화가 왔는데, 같은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속아 수백만 원을 보낸 공인중개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부산 수영경찰서는 위 범행에 대해 접수된 고소장을 광주 북부경찰서로 이관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범행에 사용된 통장 명의자 주소가 광주 북구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 북부경찰서는 전국에서 비슷한 범행 16건에 대해 병합 수사 중이다. 메가커피 본사도 자사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가맹점주 사칭 범죄를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부터 부산 전역에서 기승을 부린 공공기관 사칭 범죄가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청 직원, 소방관 등으로 속이는 ‘기관 사칭형’이 아닌 일반 시민 신분을 사칭하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또한 양도 권리금 명목으로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와인, 의료기기 등 물품 대리 구매를 요구하던 기존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면서 ‘익명성’과 ‘심리적 압박’이라는 사칭 범죄의 주요 요소는 공유하고 있다. 허위 신분증이나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 등으로 범죄자는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피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다. 또한 ‘빨리 계약해야 한다’ 식의 급박한 상황으로 피해자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돈을 가로채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도 용의자 특정부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일단 범행이 발생하면 피해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부산경찰청은 부산 전역에서 발생하는 사칭 범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대면 거래, 대리 구매 요청 등에 대해 무조건 의심하라고 강조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사칭 범죄는 모두 401건이다. 그중 77건(19%)만 용의자만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계약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해당 기관이나 지점 등에 확인하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며 “다른 범죄보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부산소상공인협회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전담팀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