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공격’ 언급… 베네수 “협력하자” 저자세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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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제” 의사 강하게 밝혀
새 정부보다 기반 재건에 방점
베네수 정부, 美에 화해 제스처
현지 곳곳 시위에도 대체로 차분

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미국에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 하원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미국에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 하원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 인사들이 이끄는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향해 추가 공습 가능성을 밝혔다. 국가비상 체제에 들어간 베네수엘라를 향해 사실상 ‘관리·통제’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베네수엘라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은 미국에 공개적으로 협력을 요청하며 저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 협조하고 있으며 지금은 새 정부 선출보다 베네수엘라의 기반 시설 재건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베네수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단기에 치르라고 요구하겠냐는 추가 물음에 “나라가 엉망이다. 기반 시설 등을 개선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정부에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태도와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인다. 그는 전날 회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비공개 채널을 통해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그는 본질적으로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후 열린 비상 내각회의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요구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이른바 베네수엘라 운영 발언에 대해서도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반박했다.

이처럼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비판했던 로드리게스 부통령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거세지면서 그의 발언은 다소 누그러진 모양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정부와 군 인사들은 마두로 정권을 향한 충성을 다짐하면서 미국에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긴장감은 여전하다. 마두로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여전히 베네수엘라를 장악 중인 까닭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군 통수권 승계 행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 지지를 천명하는 동시에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 전국의 군과 경찰 부대가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우선 대규모 지상군 투입 없이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베네수엘라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베네수엘라 직접 장악을 위해 대규모로 병력을 투입하지 않음으로써써 추가 충돌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는 대체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다. 미국 CNN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반대하는 시위가 카라카스 시내에서 열렸지만 군경 병력은 평소 주말보다 더 적게 배치됐으며, 상당수 상점이나 식당은 문을 닫은 가운데 일부 문을 연 가게에는 생필품 등을 구매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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