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응급처치와 미세수술 시스템 필수” [절단·베임·찔림 응급처치법]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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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된 수지 챙겨서 병원으로 이송
오염물 제거 땐 흐르는 물만 사용
손상 부위 거즈 싼 후 얼음물 담가
잘못된 초기 처치 수술 예후에 영향
빠른 의사결정과 즉각적 수술 중요
수부외상 전문의 수술 완성도 높여

서부산센텀병원 서영석 병원장이 수부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미세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부산센텀병원 제공 서부산센텀병원 서영석 병원장이 수부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미세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부산센텀병원 제공
공재연 부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장면. 서부산센텀병원 제공 공재연 부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장면. 서부산센텀병원 제공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절단, 베임, 찔림 사고가 최근 3년간 매년 1만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업장에서의 절단, 베임, 찔림 사고가 2021년 1만 85건, 2022년 1만 514건, 2023년 1만 328건으로 집계됐다.

직장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야외 레저활동 과정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손가락 절단 사고는 응급수술 및 이송 시간에 따라 기능 회복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 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산 경남 울산에서 유일하게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는 서부산센텀병원 서영석 병원장은 “정확한 응급처치가 이송 이후의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 아울러 수부외상 전문의와 고난도 미세수술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수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응급처지가 치료 성패 좌우

공단지역을 끼고 있는 산업현장에서는 절단 사고가 흔하다.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했을 때 초기 대응이 잘못되면 이후 응급실에서의 치료도 함께 늦어지게 된다.

지난해 8월 말 70대 남성이 나무를 자르는 전동 가위에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이 절단돼 급히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미세접합 수술이 불가능해 인근에 있는 서부산센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경황이 없었던 환자는 절단된 수지를 챙기지 못한 채 내원했다가 뒤늦게 보호자가 사고현장으로 돌아가 절단된 수지를 갖고 왔다. 우여곡절 끝에 밤늦게 응급으로 미세접합 수술이 진행됐다. 사고가 발생하고 수술이 5시간이나 지체된 것이다. 하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귀중한 손가락을 살릴 수 있었다.

응급 처치와 함께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수지 절단과 복합 손상이 일어날 경우 고난도 미세수술을 할 수 있는 수부외상 전문의가 필수다.

지난해 4월 부산 강서구의 한 작업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톱에 왼쪽 1, 3, 4번 수지가 완전히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119가 출동했고 사고현장에서는 절단된 수지를 챙겨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이송했다. 내원 후 즉각적인 절단부위 확인과 혈류 및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 처치가 이루어졌다. 수술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혈관과 신경, 뼈를 잇는 수술 끝에 3개 손가락을 모두 살릴 수 있었다. 수술 이후에도 기능회복을 위한 전문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서 병원장은 “절단수지 재접합술은 혈관과 신경을 mm단위로 연결하는 고도의 미세수술로, 전문 의료진과 전담팀, 장비가 갖춰져야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절단 부위를 얼음에 직접 닿게 보관하거나 과도하게 씻는 등의 잘못된 초기 처치는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응급조치

산업체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응급조치 훈련을 시행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이 닥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절단, 베임, 찔림 사고에 따라 응급처치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출혈이 있으면 팔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한 상태로 압박지혈을 실시한다. 그리고 절단된 수지를 보존하기 위해 깨끗한 거즈로 감싸 밀폐한 후에 얼음물과 함께 간접 냉각을 시킨다. 오염물 제거할 때는 흐르는 물만 사용하고 비누나 소독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수지접합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시키고 응급수술에 대비해 음식이나 음료 섭취는 금지한다.

베임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나 쇼크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외부 출혈이 있으면 멸균 거즈로 강한 직접 압박을 시행하고, 필요 시 압박 드레싱으로 지혈을 유지한다. 출혈이 조절된 후에는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충분히 세척하여 이물질과 오염을 제거한다.

응급실에서는 상처의 깊이와 방향을 평가하고 혈관·신경·힘줄 손상 여부에 따라 봉합 또는 추가 처치를 결정한다. 치료 과정에서 파상풍 예방주사 여부를 확인하고, 감염 위험이 높으면 항생제를 투여한다.

못이나 바늘, 칼, 유리처럼 끝이 뾰족한 물체에 찔려 생긴 상처가 자상이다. 육안으로는 상처가 작아 보여도 피부 안쪽의 조직 손상이 깊을 수가 있다.

상처에 칼이나 날카로운 물체가 박혀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제거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다. 외부 출혈이 있으면 멸균 거즈로 강한 직접 압박을 시행하고, 사지 출혈 시에는 필요하면 지혈대를 사용한다. 상처를 임의로 깊게 씻거나 벌리지 않고 멸균 드레싱으로 덮어 오염과 추가 출혈을 방지한다.

응급실에서는 상처 주변의 혈관, 신경, 힘줄의 손상 여부와 내부 장기에 이상이 없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필요할 경우에는 CT 등 영상검사를 시행하고, 조직이나 장기 손상이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자상 환자의 경우에도 베임 사고 때와 같이 파상풍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감염 위험이 높을 경우 항생제를 투여한다.

서 병원장은 “절단 손상처럼 시간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중증 수부외상 환자는 빠른 의사결정과 즉각적인 수술이 아주 중요하다. 수부외상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의 상주와 24시간 수술 시스템이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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