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동부경남, 새해에는 기지개 켤까
김해중앙병원 낙찰받은 김해복음병원
전 소유주 문제로 소유권 이전 못 해
상반기 분쟁 끝내고 상급병원 도약
웅산중앙도 ‘양산성모병원’ 변신 박차
법적 분쟁 해소... 의료진 수급이 난제
2023년 10월 운영을 중단한 경남 김해시 외동의 김해중앙병원이 지난해 김해복음병원에 공매 낙찰된 후 재개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와 양산시에서 의료 공백의 상징이었던 두 거점 병원이 긴 침묵을 깨고 재가동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던 김해중앙병원과 웅상중앙병원이 운영 재개를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하면서 의료 체계 붕괴를 우려하던 지역 주민의 기대감도 높아진다.
김해시의 대표 의료기관이었던 중앙병원은 경영난으로 멈춰 선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한때 452병상까지 몸집을 키우며 지역 의료의 중추 역할을 했던 이곳은 주촌면에 대학병원급 신축을 추진했다.
그러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이라는 이중 악재를 만나 결국 2023년 10월 문을 닫았다. 56만 김해 시민의 의료 보루가 한순간에 무너진 셈이다.
장기간 방치되던 병원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인근 김해복음병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공매를 통해 310억 원에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재개원의 물꼬를 튼 것이다.
하지만 최종 소유권 이전까지의 과정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전 경영진 체제에서 얽힌 복잡한 채무 관계와 그에 따른 다수의 법적 분쟁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병원 측은 낙찰금의 5%만 납부한 상태다. 진행 중인 소송 등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자들이 제기한 가처분이 정리되는 대로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해복음병원 관계자는 “최근 채무 관련 소송 1건이 기각됐지만, 아직 소송 6건과 가처분 신청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내로 마무리되면 60일 이내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음병원은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심혈관센터를 중앙병원으로 확장 이전하고 중증 응급환자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재단 아래 두 병원을 두고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2026년 상반기가 김해 의료체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는 3월 양산성모병원으로 개원 예정인 구 웅상중앙병원. 김태권 기자
인근 양산에서도 폐업한 웅상중앙병원이 ‘양산성모병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오는 3월부터 환자를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공매 낙찰자가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하면서 개원이 가시화됐다.
양산성모병원은 총 225병상 규모에 11개 진료 과목을 갖출 예정이다. 그러나 의료진 수급 문제로 당초 개원 계획이 다소 늦춰졌다.
특히 동부 양산 주민의 숙원인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위해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정을 추진 중이지만 의사와 간호사 확보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양산시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지원 TF팀을 꾸려 응급실 전담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병원 인근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병원 가동을 돕고 있다.
양산성모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나 의료진 수급이 어려우면 병원급으로 개원한 뒤 조건을 충족한 후 종합병원으로 변경할 수 있다”며 “같은 이유로 먼저 응급진료소를 운영하고 차후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해시와 양산시 지역민 모두 이들 병원의 폐업 이후 원거리 진료와 응급의료 공백으로 큰 불편을 겪어왔다. 그만큼 거점 병원들의 부활 예고는 지역의 의료 안전망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