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속 학교’ 김해 신문초-학부모 갈등 재확산
"육교 있으면 뭐하나 공사판 그대로"
통학버스 중단 예고에 학부모 반발
일부는 등교 거부 등 집단행동 불사
시의회 “교육청·김해시 협의 나서야”
경남 김해시 신문초 통학로를 둘러싼 공사장과 다차선 도로 모습. 김해시의회 제공
경남 김해시 장유신문지구 도시개발사업 현장 한가운데 문을 연 신문초등학교의 통학 안전을 둘러싼 갈등(부산일보 6월 27일 자 10면 보도)이 확산한다.
교육 당국이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통학버스 운행 중단을 예고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김해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김해시 신문동의 김해율하더스카이시티제니스&프라우 관리사무소에서 ‘신문초 통학 안전 입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해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주정영(장유1·칠산서부·회현) 의원과 주민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경남도교육청이 단지 앞 육교가 완공되는 시점에 맞춰 내년 2월부터 운영하던 통학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고지하면서 마련됐다.
현재 신문초 학생들은 약 40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에서 학교까지 도보로 20~30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통학로 주변은 대형 공사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공사 구간이 대부분이다.
학부모들은 “육교는 설치됐지만 대형 공사 차량이 빈번히 오가는 위험한 통학로 환경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라며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만큼 통학버스 운행 중단 결정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일부 학부모는 안전 대책이 미흡할 경우 등교 거부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에는 도시개발사업 지연과 교육 행정의 ‘엇박자’가 거론된다.
신문초는 지난 9월 개교 당시 19개 학급 334명이 우선 입학했다. 주변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면서 학생들은 비포장도로와 공사장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야 했다.
결국 경남도교육청은 임시방편으로 통학버스를 투입했지만, 최근 ‘타 학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지원 중단 방침을 밝혀 주민 민원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김해교육지원청의 의견을 고려했다”라며 “향후 개교할 학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모든 학교에 통학버스를 지원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 의원은 통학 안전은 거리 기준이나 시설 설치 여부라는 기계적 잣대가 아니라 실제 현장의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행정 기준과 현장 현실 사이의 괴리로 발생하는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주 의원 측은 중재안으로 육교 설치 이후 일정 기간 통학버스 병행 운영, 주변 교통안전시설 보완, 등하교 시간대 교통지도 인력 확충 등을 제안했다.
학부모들과 지역 정계는 이와 관련해 교육청과 김해시의 적극적인 협의를 촉구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해 통학로 안전 확보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