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옹호 논란’ 이태열 거제시의원 결국 고개 숙였지만…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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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장문 “논란 불씨 제공 사과”
범죄자 옹호·피해자 2차 가해 억측
조 씨 보도 ‘소년법 취지 훼손’ 주장

거제시의회 이태열 의원. 사무국 제공 거제시의회 이태열 의원. 사무국 제공

속보=과거 소년범 전력이 불거져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 씨 옹호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경남 거제시의회 이태열 의원(부산일보 11일 자 10면 보도)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범죄자 옹호나 피해자 2차 가해 지적에 대해선 지나친 억측 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지역 정치권에 논란의 불씨가 됐다는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작년 의회 파행 사태 이후 지금까지 협력하는 모습보다 싸우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 준 같아 정말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논란의 발언이 나온 과정을 짚으며 범죄자 옹호, 피해자 2차 가해라는 야당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논란은 지난 9일 진행된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관 홍보실 2026년 본예산 심사 과정에 불거졌다.

당시 장승포송년불꽃축제 광고 집행 대상에 특정 매체가 제외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과 홍보실장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해당 매체는 앞서 변광용 거제시장 핵심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변 시장과 신금장 시의회 의장 간 ‘빅딜설’ 의혹을 다뤘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민주당 정책인 민생지원금에 줄곧 반대해 온 신 의장이 정작 관련 예산안을 직권으로 상정하고, 찬반 투표 때도 민주당에 동조한 이면에 변 시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거제시는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악의적 허위 보도라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진행하기로 했다. 신 의장 역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국민의힘 거제시당원협의회 여성위원회와 옥포학부모회,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 미래교육연대, 경남여성회는 10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진웅 배우 과거 전력 옹호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이태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부산일보DB 국민의힘 거제시당원협의회 여성위원회와 옥포학부모회,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 미래교육연대, 경남여성회는 10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진웅 배우 과거 전력 옹호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이태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부산일보DB

야당 공세가 계속되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이 의원이 해당 보도의 허점을 짚으며 거제시를 거들고 나섰다. 그러다 ‘조진웅 배우 관련 일은 30년 전의 일이다. 잊혔던 내용을 끄집어내 가지고 거의 한 사람의 인격을 살인한 상황’이라는 언급이 나왔다.

이 의원은 “그가 소년 시절 저질렀던 범죄를 옹호하려 한 발언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언론 자유를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 해야 한다. 하지만 빅딜설 보도는 추정에 의한 것”이라며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 조진웅 배우 사태를 예로 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철저한 비밀 보장을 통해 미성년자 시절 저지른 범죄로 인해 진학이나 취업에 불이익받지 않도록 한다’는 소년법 제정 취지를 소개하며 조 씨의 소년범 이슈 보도 문제점도 따졌다.

이 의원은 “법 취지에 맞게 조진웅 배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며 “해당 기사에 대해 다수의 법학자가 법 제정 취지를 훼손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훼손하는 기사가 사회에 어떤 공익적인 부분이 있나”고 반문했다.

또 “청소년 시절 한 번 범죄를 저질렀으면 갱생의 기회 없이 평생 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자식 셋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논쟁은 논쟁으로 끝나야 한다. 민생이 힘든 지금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며 “논쟁을 정쟁으로 끌어들인 국민의힘은 상대의 젠더감수성을 논하기 전에 선택적인 젠더감수성을 보였던 본인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선 “지난 8년 동안 그래왔듯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민생을 챙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축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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