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부산은행장 인선 속도… 빈대인 2기 전략 수행 능력 관건
자추위 오는 23~24일 선정 예상
숏리스트 확정 후 최종 면접 실시
강종훈·손대진·김성주 유력 후보
現 방성빈 연임 가능성 배제 못해
부산 남구 BNK금융그룹 본사 전경. BNK금융 제공
BNK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이 빈대인 현 회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빈 회장과 호흡을 맞출 부산은행장 등 계열사 차기 대표 인선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이달 말에 끝나는 만큼, 후보 추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NK금융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12일께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하고 최종 면접을 거쳐 오는 23~24일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숏리스트 결정 후 최종 후보 결정까지 통상 10일가량의 기간을 둔다는 점에서 최대한 선임에 속도를 내려면 이번 주 중으로는 숏리스트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추위는 지난 10월 15일 자회사 대표 선임을 위한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확정하는 등 BNK금융지주 회장보다 선임 절차에 먼저 돌입해 현재 2차 롱리스트를 압축하는 작업까지 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숏리스트에는 3~4명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 선임을 주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자추위 위원들은 일부 중복되는데 자추위에는 빈 회장도 위원으로 들어가 있어 빈 회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부산은행장에는 강종훈 지주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강 부사장은 BNK금융지주 내에서는 빈 회장 다음 서열로 지난 3년간 그룹 경영 전략을 총괄해 왔고, 빈 회장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을 맞춰온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특히 AI·디지털금융, 해양금융 등에 대한 빈 회장의 전략과 주주환원 의지를 잘 알고 있어 빈 체제 2기 핵심 성과물을 만들어낼 적임자로 여겨진다.
손대진 부산은행 부행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손 부행장의 경우 부산은행에 오랫동안 있으며 은행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현 영업총괄 부행장으로 200개가 넘는 은행 지점을 총괄하고 있고, 지역 기업 사정을 제일 잘 아는 인물이다. 그동안 부산은행 부행장을 하다 은행장이 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며, 은행의 안정을 위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두 사람은 모두 1967년생이지만 입행은 강 부사장이 1년 앞선다.
여기에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가 이번 지주 회장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계열사 2곳(캐피탈, 신용정보)의 대표를 지냈고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은행업 인가를 얻어내는 등 성과를 보여줘 숏리스트에 든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의 경우 1962년생이며, 1989년에 입행했다.
방성빈 현 부산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2+1년 연임을 해 온 상황에서 3연임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지만 시 금고 수성 등 성과를 냈고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는 점에서 다시 빈 회장과 ‘동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에서 빈 회장과 방 행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한 바 있어, 두 사람 다 유임으로 가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BNK금융 계열사 중 이달 31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사는 모두 6곳이다. 이 중 부산은행과 캐피탈, 투자증권, 저축은행 등 규모가 큰 4곳은 자추위를 통해 롱리스트, 숏리스트 선정 절차를 거쳐 대표를 선임하고, 벤처투자와 시스템은 간소화된 자추위 절차로 임명된다. 자추위에서 부산은행장 후보를 먼저 정하면 서열순으로 캐피탈, 투자증권, 저축은행 대표 자리도 채워지는 형태다.
금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빈 회장 체제 2기에서는 빈 회장이 주주 환원과 디지털금융, 해양금융, 사회공헌 등에 있어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면서 “누가 여기에 가장 잘 발을 맞출지, 성과를 낼지에 대한 빈 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