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장관, 퀸제누비아2호 사고 현장 방문…“사고원인 철저규명·재발방지 필요”
전 장관 “부상 승객 등 안전 최우선” 당부
부상 승객 30명 중 26명 퇴원…"중상 없어"
여객선 항해사, 휴대전화 딴짓하다가 '쾅'
수동 조종 구간서 자동항법장치 작동 확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20일 오전 목포해양경찰서를 방문해 전날 발생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사고 관련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총 2만 6546t) 좌초사고 관련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0일 오전 목포 해양경찰서를 방문했다.
전재수 장관은 현장 도착 직후 목포해양경찰서장으로부터 사고 경위, 인명구조 및 응급환자 대응 경과와 선박 조치계획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또한, 전날 밤 늦게까지 구조에 힘써 인명피해 없이 모든 승객을 안전하게 구조한 해양경찰을 격려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전 장관은 “사고 원인은 철저히 규명하고,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며 “부상 당한 승객 등은 사고 후유증이 최소화되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67명이 탄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총 2만 6546t)이 좌초됐다. 해경은 경비정을 급파해 승객들을 목포로 이송하고 있다.독자 제공. 연합뉴스
앞서 제주에서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께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발한 퀸제누비아2호는 같은 날 오후 8시 16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했다. 탑승객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고, 좌초 당시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한 승객 27명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으며,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를 들이박고 좌초한 사고는 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가 낸 것으로 해경 초기 수사에서 확인됐다.
20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전환 탓에 여객선과 무인도 간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선박 조종은 일등 항해사 A씨가 담당했다.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선박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고, 무인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
A씨는 사고 발생 시간대 당직자였는데, 당시 선장은 일시적으로 조타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교통관제센터(VTS)를 통해 해경에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를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A씨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지점인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에 속한다. 협수로에서는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해 통상 선박은 자동항법장치에 의존해 운항하지 않는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드러난 만큼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2만 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정박해 있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가 9시간여만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한편,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로 다친 탑승객 대다수가 무사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전남도와 목포시에 따르면 전날 신안군 족도(무인도)에 좌초된 퀸제누비아2호 탑승객 267명(승객 246명·승무원 21명) 중 30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이 가운데 어지럼증·두통 등을 호소한 26명은 이상 소견이 없어 퇴원해 집이나 인근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병원 치료를 받은 나머지 4명은 중상자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뇌진탕·둔부타박상·요추염좌 등 증상을 보여 입원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당초 이날 새벽까지 부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됐으나 행정 당국이 병원별 후송 명단을 재차 확인해 탑승객 3명이 스스로 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총 30명으로 늘어났다.
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 측은 사고 조사와 점검이 완료될 때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이날 정기운항편을 결항한다고 공지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