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아파트’ 보완 서류 또 반려, 부산시 “경관 개선책 미흡”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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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 지난달 시에 제출
1개 동 층수 1층만 낮추는 방안
시민단체 “미봉책 불과” 비판
시, 소위원회 개최 불충분 판단
“열리더라도 결과 확답 어려워”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부지. 부산일보DB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부지. 부산일보DB

부산 이기대 초입에 지난해 이어 아파트 건설을 재추진하는 아이에스동서(주)(부산일보 8월 27일 자 8면 등 보도)가 건물 1개층을 줄이는 보완 서류를 부산시에 제출했으나 여전히 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다시 반려당했다. 건물 부지가 부산의 핵심 경관에 위치하는 만큼 사업 자체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달 하순 부산시에 이기대 아파트 보완 서류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당시 아이에스동서 측은 2개 동 가운데 한 개 동 층수를 한 층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기대 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 개선책을 낸 것이다. 이와 함께 공문을 통해 경관, 건축 소위원회를 열어 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이번에 제출된 보완 서류는 지난 9월 열린 부산시 주택사업 공동위원회(이하 공동위원회) 심사에 따른 것이다. 공동위원회가 경관·건축·개발행위·교통 총 4개 분야에 심의를 진행한 결과 교통과 개발행위 2개 분야만 통과됐다. 나머지 분야인 경관과 건축은 소위원회 심의를 다시 받기로 결정됐다.

보완 서류의 핵심은 건물 규모다. 아이에스동서 측은 기존 계획안이 크게 벗어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시는 이 같은 방안으로는 소위원회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를 위해 협의를 거쳐 아이에스동서로부터 개선안을 받고 있는 단계다.

지난 9월 공동위원회는 이기대 경관과 조화성, 공공기여, 이기대 방문객의 이동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층수에 대한 지적이 나온 만큼 건축물 규모를 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부산시는 판단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를 반영해 개선안을 제출했지만, 시는 이번 보완책도 소위원회를 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재보완 지시를 내렸다. 소위원회를 열기 전 사전 협의를 더 거쳐야 한다는 것이 부산시 입장이다.

현재 아이에스동서는 재보완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재보완 지시가 내려진 이후 3차례에 걸쳐 보완 서류를 준비해 시와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재보완한 서류를 시에 다시 제출할 계획은 당분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에 대해 아이에스동서와 부산시가 합의에 이르면 소위원회 일정을 잡게 된다.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소위원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는 현재 단계에서는 소위원회가 열리더라도 그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한다. 부산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반복된 보완을 거친 끝에 소위원회가 열리는 만큼 통상적으로는 통과된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 이기대 개발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보니 소위원회에서 다시 보완 요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 결과를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이에스동서의 이 같은 개선안을 두고 시민단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아파트 한 개 층을 낮추는 것이 전체 경관 조화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지난 9월 공동위원회가 지적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이기대 경관 보존을 위해서는 사업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부산 해안 경관의 핵심인 이기대 초입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했으나 난개발 논란이 일면서 자진 철회했다. 이후 아파트 건설 계획을 3개 동에서 2개 동으로 줄이고, 11세대를 줄인 총 308세대 규모로 조정해 아파트 건립을 재추진하면서 심의를 신청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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