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없어도 상위권 변별력 있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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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작년과 비슷한 수준
수학 영역 난도 살짝 높아진 듯
국어, 독서 지문에서 명암 갈려
중고난도 배치, 체감 난도 조절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후 부산 동구 경남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부산교육청 23지구 제28시험장 교문 앞에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친 자녀를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후 부산 동구 경남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부산교육청 23지구 제28시험장 교문 앞에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친 자녀를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고난도 ‘킬러 문항’을 배제한 가운데 영역별 중고난도 문항을 적절히 배치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남은 입시 전략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13일 수능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에서 “사교육에서 반복 훈련으로 익힐 수 있는 문제풀이 기술에 의존한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킬러 문항 출제를 지양했다는 의미다. 이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변별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수능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정 핵심·기본 내용을 중심으로 문항을 구성했다”며 “중요한 내용은 기존 시험에 포함됐더라도 질문 방식과 문제 해결 과정을 달리해 출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어·수학·탐구 전 영역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줄이기 위한 조정도 이뤄졌다. 선택과목 난이도와 응시자 수 차이로 영역별 유불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탐구 영역에서 사회탐구 응시 비율이 약 80%에 달하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시험에서 국어는 전반적으로 평이했으나 독서 지문의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학기술과 철학 등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주제를 다룬 지문이 체감 난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문학과 선택과목에서 확보한 시간을 독서에 얼마나 집중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웠다. 공통 과목에 해당하는 21번(수학II)과 22번(수학I)이 특히 어려운 문항으로 꼽힌다. EBS는 “중위권 학생들이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항도 다수 있었고,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도 적절히 출제됐다”고 밝혔다.

영어는 EBS 수능 연계교재와 55.6%(25문항) 연계됐다.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지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오답 선택지를 정교하게 조정해 체감 난도를 높였다. 탐구 영역도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개념 이해와 자료 해석 능력을 확인하는 문항을 중심으로 구성해 과목별 난도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한 흐름을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킬러 문항은 사라졌지만 전반적으로 상위권 변별력은 어느 정도 확보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진로진학지원센터 박상호 교육연구사는 “정답과 비슷한 구조의 매력적인 오답이 다수 제시되면서 상위권 학생들도 문제를 끝까지 검토해야 할 만큼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에서는 올해 필수 응시 과목인 한국사(4교시) 기준 2만 6587명이 시험을 치렀다. 결시율은 7.95%(2296명)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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