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서울 가지 않도록”...부산 양성자치료센터 구축한다
부산시는 3일 오전 11시 해운대 그랜드조선 부산에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과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제공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이 추진된다. 인근에 구축 중인 서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와 연계해 세계적인 수준의 암 치료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체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3일 오전 11시 해운대 그랜드조선 부산에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과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됐다. 주 협약 내용은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사업 추진 △지역 완결적 암 치료 체계 확립 △소아·난치 암 등 맞춤형 암 치료 기반 구축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협력 등이다.
시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내년 사전 타당성 조사에 돌입하고 2027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내에 양성자치료센터를 짓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이며, 총사업비는 약 2500억 원으로 2030년 이후 건립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성자치료는 중입자치료와 함께,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사멸시키는 최첨단 치료 기술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양성자치료는 전이가 없는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 암 환자의 경우 방사선 치료에 의한 부작용을 줄이는 목적으로 양성자치료가 사용될 수 있다.
현재 건립 중인 서울대병원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와 연계해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 일대가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 클러스터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기 소아에게는 양성자치료를, 재발암 등 난치성 암에는 중입차치료를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시는 방사성의약품 제조, 첨단재생의료 등 암 치료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까지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용 동위원소 사업과 유전자 세포치료, 입자 빔을 활용한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 등을 추진해 지역 의료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방침이다.
클러스터 조성이 궁극적으로는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체계 완성에 기여하면서, 시는 지역 암 환자의 원정 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양성자치료센터는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와 서울 삼성병원 2곳으로 모두 수도권에 위치해 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많은 지역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서울 원정 치료에 나서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의료 이용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사람 1503만 3620명 중 41.5%인 625만 5000명은 타지역 환자였다. 앞서 서울 원정 치료로 연간 4조 6000억 원 수준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기도 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최첨단 암 치료를 넘어 관련 의료산업 연계 성장, 지역 정주형 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 활성화 등 글로벌 암 치료 허브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