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소식보다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치맥 회동’ 더 화제
격식 파괴로 수많은 밈 생산
AI 동맹 강력한 시그널 장면
K푸드·K뷰티 세계인 이목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며 러브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I 황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이 연일 화제다. APEC CEO 서밋을 계기로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CEO의 만남은, 딱딱한 호텔 만찬이 아닌 ‘치맥’이라는 격식 파괴 방식으로 진행돼 수많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깐부치킨’에서 이뤄진 회동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깐부’라는 상호가 세 거물의 ‘AI 동맹’을 상징하는 최고의 밈이 되었다. 네티즌들은 “APEC 소식보다 세 사람의 치맥 장면이 더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젠슨 황 CEO가 ‘폭탄주 타워’에 관심을 보이자 이재용 회장이 직접 소맥 제조법을 알려주는 장면, 젠슨 황이 ‘골든벨’을 울리는 장면 등은 폭발적인 화제가 됐다. 젠슨 황 CEO는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이 회장은 어린이 팬에게 ‘효자되세요’라는 사인을 남겨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회동 최대 수혜는 ‘깐부치킨’이 입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광고”라는 평가 속에, 이들이 주문한 치즈볼과 치킨 세트는 ‘AI 총수 세트’로 불리며 주문이 폭주했다. 결국 2일, 본점이자 1호점인 성복점은 ‘예상보다 많은 주문’을 이유로 임시 휴업을 공지할 정도였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세 총수가 한자리에 모여 치킨을 뜯는 모습은 경주 APEC 회의 성과를 넘어, 한국 산업계 전반에 ‘AI 동맹’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던진 역사적 장면”이라고 말했다.
K푸드와 K뷰티도 세계인 이목을 끌었다. ‘치맥 회동’에 등장한 하이트진로의 ‘테슬라’(테라+참이슬)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최고 히트 상품이 됐다. 경주 미디어센터의 K푸드 트럭은 농심, CJ, 교촌 등이 선보인 한식을 맛보려는 외신 기자들로 붐볐고, CJ올리브영과 LG생활건강은 APEC 공식 선물로 K뷰티 패키지와 ‘더후 환유고’ 등을 제공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