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대신 휴교하는 부산 대규모 재개발지 학교들… 신연초등, 내년 재개교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학생 수 10명 불과… 지난해 휴교
새 아파트 입주 맞춰 다시 문 열어
영도구 신선중도 2028년 휴교 예정
“도심 학교 신축 어려워 현실적 대안”

지난해 2월 8일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휴교식이 동시에 열렸다. 졸업생과 재학생, 교직원의 단체 사진. 부산일보DB 지난해 2월 8일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휴교식이 동시에 열렸다. 졸업생과 재학생, 교직원의 단체 사진.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가 인근 재개발로 휴교한 지 2년 만인 내년 3월에 다시 문을 연다. 재개발로 인한 학생 수 급감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새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재개교하는 사례는 부산에서 처음이다. 이처럼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 인근 학교는 폐교 대신 휴교 후 신축, 재개교하는 방식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교육청은 남구 우암동 신연초가 내년 3월 1일 정식으로 다시 문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신연초는 인근 주택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학생이 급격히 줄어 지난해 2월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당시 졸업생 12명을 배출한 뒤 재학생은 10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아, 교사 수와 학생 수가 비슷해지면서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웠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인구가 다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폐교 대신 휴교를 선택했다. 재개발 기간 학교 시설을 신축하고, 입주 시기에 맞춰 재개교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신연초가 부산에서 처음이다.

실제로 재개발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신연초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내년 1월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 3048세대가 입주하고 2027년 4월에는 대연디아이엘 4488세대가 들어선다. 두 아파트 모두 규모가 커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는 신연초와 우암초로, 대연디아이엘은 신연초와 대연초로 분산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시교육청은 새로 유입될 학생 규모를 고려해 학급 구성과 교사 배치, 통학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부산에서 재개발지 인근 학교는 폐교보다 휴교-신축-재개교하는 방식이 점차 일반화될 전망이다. 영도구 신선중학교도 재개발 영향으로 휴교 후 재개교 절차를 밟기로 했다. 신선중은 영도 제1재정비촉진5구역에 포함돼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 2007년부터 재개발이 예정되면서 시설 투자가 제한됐고, 공사가 시작되면 소음과 분진, 통학 불편 등으로 교육 환경 악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현재 1학년이 졸업하는 2028년 2월까지 정상 운영한 뒤 휴교에 들어가고, 재개발이 끝나면 새 건물에서 다시 문을 연다.

신선중은 재학생이 202명으로 학생 수 급감이 이유였던 신연초와 상황은 다르지만, 재개발이 학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같다. 재개발은 사업 진행 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입주가 시작되면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특성이 있어 기존 학교를 유지한 뒤 재개교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재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 수가 줄어들지만 입주가 시작되면 수요가 다시 늘어난다”며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도심에 새 학교를 짓기는 쉽지 않은 만큼, 필요성이 보이면 폐교 대신 휴교 후 재개교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3월에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에코4유치원 15학급, 에코8유치원 12학급, 에코4초등학교 31학급, 에코특수학교 31학급 등 4곳이 새로 문을 연다. 신연초 재개교까지 더하면 내년 3월 부산에서 유치원과 초등, 특수학교 5곳이 개교한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신연초를 포함한 새 학교 교장에게 사무 취급 겸임 발령을 냈다. 교장들은 기존 업무와 병행해 시설 점검, 인력 구성, 개교 준비 행정을 직접 챙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학교 마무리 공사 등 챙길 일이 많다”며 “내년 3월 차질 없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