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가?
극단 '하늘개인날' 창단 37주년 기념작
연극 '남작부인' 11월 5~9일 부산 초연
극단 하늘개인날이 창단 37주년 기념 연극 '남작부인'을 선보인다. 하늘개인날 제공
극단 하늘개인날이 연극 ‘남작부인’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창단 37주년 기념작으로, 11월 5일부터 9일까지 부산 수영구 어댑터씨어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은 스스로를 ‘남작부인’이라고 생각하는 조현병 여인과 그녀를 돌보게 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로사’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2인극이다. 남작부인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무대에 등장하는 두 여인 모두 심각한 상태를 보인다. 조현병 환자를 돌보겠다는 로사 역시 이혼한 남편과 신부가 된 아들이 떠나고, 딸마저 조현병을 앓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픔을 지녔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자신의 처지를 주변을 원망하는 증오의 씨앗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
이런 점에서 연극 ‘남작부인’은 현실과의 접점을 끊고 자신의 세계 속에 갇혀 지내는 두 인물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극단 하늘개인날이 연극 '남작부인'을 11월 5~9일 어댑터씨어터 2관에서 선보인다. 하늘개인날 제공
부산 초연인 ‘남작부인’은 신성우 희곡작가의 작품을 곽종필 하늘개인날 대표가 연출했다.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곽 대표는 1999년 대한민국연극제 대통령상과 2002년 대한민국연극제 대통령상, 연출상을 연거푸 받았다. 곽 대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정상적’이라는 말은 입장이나 상대에 따라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라며 “이 작품은 결국 정상이라는 기준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판단할 영역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성대 김영희(연극평론가) 교수가 드라마트루기로 참여, 작품 분석과 방향성을 함께 논의했다. 무대에는 연기력과 개성으로 이름난 이화진(남작부인)과 이진희(로사) 배우가 선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공연. 관람료 3만 원. 예매 네이버·어댑터씨어터 홈페이지. 문의 051-911-1447.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