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월 거제 기업혁신파크, 네이버 날개 달고 날아오르나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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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토부 공모 1호 선정
프로젝트 주도 앵커기업 없어
최근까지 투자사 유치에 집중
‘네이버 클라우드’ 참여 타진
연내 ‘투자확약서’ 제출 전망
2026년 상반기 중 착공 기대

거제 기업혁신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거제 기업혁신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시가 지지부진한 ‘기업혁신파크’ 정상화에 고삐를 죈다. 프로젝트를 주도할 ‘앵커기업’으로 낙점한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 기업 ‘네이버’의 핵심 계열사 유치가 9부 능선을 넘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정부 승인을 받아 첫 삽을 뜰 수 있다.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대형 사업이 이번엔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18일 거제시에 따르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국내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으로 손꼽히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최근 기업혁신파크 사업시행사인 ‘그란크루세 컨소시엄’ 실사를 마무리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조만간 사업 참여 여부를 확정해 거제시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할 예정이다. LOC는 투자 규모와 조건 등을 구체화한 문서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네이버 클라우드 참여가 확정되면 답보상태인 기업혁신파크 조성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을 근거로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기존 기업도시 지원 혜택에다 △개발 면적 50% 이상 소유 시 토지수용권 부여 △주 진입도로 설치비 50% 지원 △법인세 감면(사업 시행자 3년 50%, 2년 25%, 신설·창업 기업 3년 100%, 2년 50%) △국·공유재산 임대료 20% 감면 △유치원·대학교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건축 특례(건폐율·용적률 국토계획법 1.5배)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거제시는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 선도사업 공모에서 1호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개발 예정지는 장목면 구영리·송진포리 일원 171만㎡다. 의료·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문화예술 등 3대 산업 중심 기업도시를 밑그림으로 그렸다. 추정 사업비는 1조 5000억 원이다.

거제 기업혁신파크 위치도(왼쪽)과 구상안. 부산일보DB 거제 기업혁신파크 위치도(왼쪽)과 구상안. 부산일보DB

거제시와 경남도는 늦어도 올해 1분기 중 개발·실시계획을 통합한 사업계획안을 마련해 국토부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이어 2026년 첫 삽을 떠 2030년까지 상부 주요시설 설치를 완료해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2조 5000억 원 생산유발에 1조 원 부가가치 유발, 1만 6000여 명 고용 효과, 연 450만 명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정작 구심점이 될 앵커기업이 없어 하세월이다. 정부 재정 지원이 전무해 조 단위 자금을 오롯이 기업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변광용 시장은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클라우드 본사를 찾아 투자 유치와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변 시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혁신파크 비전과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규제 특례,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와 전방위적 행정지원 약속했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후 실무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 조율까지 마쳤다”며 “네이버 클라우드 참여가 확정되면 추가 기업 유치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클라우드’ 본사를 찾아 투자 유치와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거제시 제공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클라우드’ 본사를 찾아 투자 유치와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시작으로 국내외 유망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 기업혁신파크를 IT와 디지털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43개 유망 기업과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연내 국토부에 통합개발계획을 신청, 내년 상반기 승인받아 착공하는 게 목표다. 통합개발계획은 관계 기관장 협의와 환경·교통·재해 등 각종 영향평가, 주민·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국토부 도시개발위원회 심의에서 확정된다.

거제시 관계자는 “기업 활동에 적합한 최적의 인프라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정주 여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미래형 혁신 공간으로 구상 중”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 성장 거점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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