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경조사 비용, 강요 받는 문화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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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이어진 품앗이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는 아직까지도 경조사를 챙긴다. 서로 주고 받으며 돕는 습성이 생활화된 탓에 경조사는 어쩌면 필요악일지도 모른다. 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연간 경조사 경험 횟수는 평균 6.7회로, 결혼식과 장례식이 주를 이루고 회갑연과 아이 백일 또는 돌잔치도 포함됐다. 여기에 드는 경조사 비용은 연간 1인 평균 56만 원으로 60대가 가장 많은 89만 원을 부담하고 있었다. 더불어 이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65%,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응답도 76%에 달해 경조사로 인한 부담과 불편이 존재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처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고, 액수가 점차 늘어나며,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사회적 관행에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어서, 한번 쯤은 경조사 문화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비용과 시간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경조사가 강요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또 경조사에 참여한다면 이에 대한 개인의 선택이 존중돼야 하고, 참석 인원과 행사 규모를 축소 내지 간소화해 상호간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공동체 사회에서 가족, 친척, 지인의 경조사를 외면하기는 힘들기에 이를 고려해 가급적 행사 규모와 참석 범위를 줄이고 가족이나 친척 위주의 행사로 바꿔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가족 단위 여가 선용이란 측면이 강조된다면 타인의 시간을 뺏는 단점도 없앨 수 있으리라 본다. 부조금이나 선물에 대한 표준금액 설정 같은 가이드까지 마련된다면 지금보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경조사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경조비를 받으면 자신도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억지로 강요되는 분위기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우향화·부산 사하구 사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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