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동측 우수관 이전, 확보한 3억으론 턱없이 부족
사하구청, 행안부에 25억 신청
특교세 3억 받아 실제 공사 힘들어
시 예산 추가 신청했지만 불투명
우수관 출구 위 다리 설치 검토
속보=부산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을 반으로 갈라놓은 우수관 출구(부산일보 5월 22일 자 8면 등 보도)를 이전하는 공사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하구청이 이전을 위해 정부 예산을 확보했지만 실제 공사를 위한 예산에는 턱없이 부족해 공사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구청은 추가 예산을 확보하거나 다른 사업과 연계해 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 사하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달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 우수관로 이전을 위한 특별교부세 3억 원을 받았다. 앞서 구청은 백사장 밖의 몰운대 또는 성창방파제로 우수관로를 옮기기 위해 지난달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했다.
사하구청은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을 올해 개장했지만, 해수욕장 한가운데 설치된 우수관로로 인해 해수욕장 활용도가 떨어지자, 이전을 결정했다. 구청은 개장 당시 우수관로를 가리기 위해 우수관로 양옆에 석벽을 쌓았고 이에 따라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은 반으로 쪼개졌다.
구청은 우수관로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6월 우수관로 석벽에 펜스를 설치했다. 개장 기간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자구책을 꺼냈다. 하지만 악취와 미관상 문제 등으로 방문객이 줄자 이전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다. 올해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 방문객은 52만 5984명에 그쳤지만 기존 서측엔 205만 9061명이 찾아 약 4배 차이를 보였다.
구청은 현재 확보한 예산 3억 원으로는 실질적인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행정안전부에 신청한 특별교부세 25억 원에도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우수관로 이전에는 최소 2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구청은 부산시에 내년 예산을 추가 신청했지만, 동측 해수욕장 우수관로 이전 사업이 시의 사업 우선순위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국비를 들여 진행된 사업이라 내년도 시비 예산에 포함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복조(사하4) 의원은 “우수관로 이전을 포함해 완전한 정비를 끝내지 않고 개장을 서둘러서 생긴 문제”라며 “국비로 해결해야 했을 사업을 이제야 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상황이라서 예산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하구청은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경우 부산항 항만시설 환경개선사업 일환으로 우수관 출구 위에 다리를 설치하는 등 주변 경관을 개선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단절성은 완화할 수 있지만, 우수관과 출구가 그대로 남아 악취와 경관 훼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는 않는다.
구청은 우수관로를 옮기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인 만큼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사하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현재 다대포 동측 연안 친수 공간 조성 사업을 시에 신청했고 이번 주에도 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