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감독·배우 9월 극장가 줄줄이 출사표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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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어쩔수가없다’부터
연상호 신작 ‘얼굴’·조우진 ‘보스’ 등
윤여정은 할리우드 작품으로 복귀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포진

영화 ‘얼굴’ 스틸컷. 플러스엠엠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얼굴’ 스틸컷. 플러스엠엠터테인먼트 제공

9월 극장가에는 다양한 장르와 개성 강한 신작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여름 성수기를 지나 추석 연휴로 이어지는 시점에 맞춰 스타 감독과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나란히 신작을 내놓으며 극장가 활기를 예고한다. 블랙 코미디와 미스터리, 음악 드라마, 코미디 등 여러 장르가 골고루 배치돼 있어 관객들은 취향에 따라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 영화계는 하반기 관객 회복세를 이어갈 중요한 분수령으로 이번 9월 라인업을 주목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다. 이 작품은 해고된 후 재취업에 나선 한 가장이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영화에 힘을 더한다.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돼 이미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개봉일은 9월 24일로, 추석 연휴 직전에 관객과 만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 ‘얼굴’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얼굴’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 역시 9월 라인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부산행’, ‘지옥’ 등으로 장르 실험을 이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미스터리와 가족 드라마를 결합했다. 40년 전 실종된 아내의 죽음을 둘러싸고, 시각장애 전각 장인과 그의 아들이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연 감독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와 초자연적 상상력이 맞물려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영화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국내 개봉일은 9월 11일이다.

라희찬 감독은 코미디 액션 영화 ‘보스’로 추석 극장가에 합류한다. 작품은 한때 융성했던 조직 ‘식구파’의 리더 자리가 갑자기 공석이 되면서, 유력한 조직원들이 서로 보스 자리를 양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우진이 조직의 2인자이자 중식 요리사 순태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실제로 극 중 캐릭터 설정에 맞춰 중식당 ‘미미루’를 운영하는 요리사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여경래·박은영 셰프에게 요리 기본기를 배웠다. 정경호는 수감 생활을 마친 뒤 탱고에 빠져 조직 생활에서 마음이 멀어진 강표 역을 맡았다. 그는 “탱고는 너무나도 묘하고 매력적인 춤”이라며, 배역을 위해 3~4개월간 꾸준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 예정이다.

영화 ‘보스’ 스틸컷.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보스’ 스틸컷.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스타 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작품도 연이어 관객을 찾는다. 배두나는 영화 ‘린다 린다 린다’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이번 개봉은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제작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밴드를 결성한 고교생들의 우정을 그린 음악 드라마다. 원작은 2006년 공개 당시 일본과 한국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으며, 배두나는 이 작품으로 일본 영화계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새롭게 복원된 영상미와 사운드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봉일은 오는 17일이다.

윤여정은 할리우드 작품 ‘결혼 피로연’을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난다. 두 동성 커플의 위장 결혼 소동을 다룬 코미디로, 사회적 이슈와 유머를 동시에 담아냈다. 윤여정은 극 중 가족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특유의 연기력으로 극을 이끈다. 이 작품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아마존 MGM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해외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9월 24일 개봉한다. 윤여정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애니메이션 영화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 스틸컷. CJ CGV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 스틸컷. CJ CGV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콰지의 깜짝 어드벤처’ 스틸컷. 롯데시네마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콰지의 깜짝 어드벤처’ 스틸컷. 롯데시네마 제공

이달에는 실사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극장가에 포진할 예정이다. 특히 가족 단위와 청소년 관객을 겨냥한 라인업이 눈에 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콰지의 깜짝 어드벤처’는 인기 TV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새로운 탐험과 캐릭터들의 활약을 그려 어린이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은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첫 극장판이다. 익숙한 캐릭터들과 새로운 악당들이 맞서는 이야기를 담아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 세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기대작도 준비됐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원작 만화의 인기 에피소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는 24일 스크린에 걸린다. ‘명탐정 코난: 17년 전의 진상’은 장수 시리즈 최신작으로, 과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스토리를 담아 두터운 팬층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관객을 찾는다.

영화계는 이달 스크린에 걸리는 신작들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고 하반기 흥행 판도를 새롭게 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9월 개봉작은 유명 감독의 신작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배우들의 복귀작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며 “작품성, 스타 파워, 장르적 다양성이 균형을 이루고, 추석 연휴라는 시기적 특성까지 더해져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성수기 이후 관객이 다소 분산되는 시기지만, 할인권 정책과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라며 “9월 개봉작들이 초반 분위기를 잘 끌어간다면 하반기 극장 회복세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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