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틀만 잡은 미일 순방 외교 실질 성과는 지금부터 만들어야
디테일한 후속 조치·로드맵에 미래 달려
협치로 통상·안보 파고 넘고 국익 지켜야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의 미국·일본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8일 새벽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국익 우선 외교를 펼쳐 큰 고비를 무난하게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와 미래를 분리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민감한 동맹 현대화 등의 현안을 피해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미 대화 등 미국과의 통상·안보 후속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인 데다 미국의 쌀·소고기 시장 개방 등 노골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과 과거사 문제 등도 순차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이제부터 본격 추진할 순방 외교 후속 대응 전략에 국가 미래가 달렸다.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북미 대화와 단계적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 요구에 이어 미국 에너지·무기에 대한 구매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관세 후속 협상은 물론 미국이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쌀·소고기 시장 개방 등에 대한 디테일한 대책도 필요하다. 한미동맹 현대화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안보 분야에서도 국익을 최대한 지켜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미국 우선주의에 휘둘리지 않는 이 대통령의 진짜 ‘실용외교’가 절실하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 여건 강화를 약속했다. 회담에서 논의한 의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거의 거론하지 않았지만 추후 반드시 부각될 강제징용·과거사 문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도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국내 현안도 대외 문제 못지않게 복잡하다. 우선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무리 없이 처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언론 개혁 입법을 둘러싼 여야의 거센 충돌도 우려된다. 초강성인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협치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는 최근 지구촌을 요동치게 한 주역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총 21개국 정상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우리로서는 실타래처럼 얽힌 각종 외교 현안을 앞마당에서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여야는 초당적 협력을 통한 대외 전략 마련에 함께 나서야 한다. 이 대통령이 여야 협치를 위해 귀국 직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 신임 대표와의 회동 추진을 지시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이 대통령이 여야 협치를 이끌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순방 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지금부터 제대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