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RTD 커피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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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D(Ready-to-Drink) 음료는 곧바로 마실 수 있게 병이나 캔, 팩 등에 담아 파는 음료를 뜻한다. 가루나 알갱이 형태로 나오는 인스턴트 제품과는 달리 재료를 직접 우리거나 달이거나 용기에 붓는 따위의 별도 과정 없이 마실 수 있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것이라 여기기 쉽지만 최초의 RTD 음료 등장은 189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반적으로는 미국의 한 독일 이민자 집안에서 클럽 칵테일이라는 이름으로 주문을 받기 전에 미리 혼합해 놓은 칵테일을 병에 넣어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RTD 음료의 시초로 본다. 바텐더의 현란한 칵테일 제조 과정을 볼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즉각 마실 수 있는 편리함에 소비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주류에서 시작한 RTD 음료의 개발은 이후 나라를 옮겨 다니며 온갖 브랜드의 RTD 칵테일을 탄생시킨 이후 커피로 이어진다. 1950년대 후반 일본의 도야마식품이 캔에 커피를 담아 시험 생산한 것이 RTD 커피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밋밋한 시장 반응으로 인해 한동안 맥이 끊긴 RTD 커피는 1969년 UCC사가 우유를 섞은 RTD 커피를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이듬해 오사카 엑스포에서 무료 시음을 실시하자 주문 폭증으로 대박이 터졌다. 맛과 편리함을 다 잡은 게 주효했던 것이다. 이로써 최초 캔커피 개발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UCC에게 돌아갔다. 이후 일본에서만 판매량이 1980년대 한 해 1억 개, 1990년대 한 해 3억 개를 넘어설 정도로 RTD 커피는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RTD 커피가 본격적으로 첫 선을 보인 것은 1986년 동서식품이 맥스웰하우스 캔커피를 출시한 때로 알려져 있다. RTD 커피는 이제 국내에서도 시장 규모만 한 해 1조 5000억 원대로 추산될 만큼 커피 유통의 파이를 키웠다.

부산시가 다음 달 16일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에 맞춰 부산형 RTD 커피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놓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형 RTD 커피 개발 관련자 면면도 화려하다. 각종 국제 커피 관련 콘테스트에서 챔피언을 차지한 부산 출신 바리스타들과 부산경남우유협동조합, 대형 유통업체 등이 개발과 제조, 유통의 세 측면을 나눠 맡는다.

1884년 9월 16일 국내 최초 커피 음용 기록이 있는 도시 부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커피데이에 선보일 RTD 커피가 부산을 진정한 커피도시로 매조지는 상징물이 되길 기대한다.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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