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사고 과징금 규모 얼마나 될까
27일 개보위 회의에서 과징금 논의
최대 3000억 원대 과징금 가능성도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관련,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제재안 심의를 본격화했다.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SK텔레콤으로서는 해킹 사태 수습의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을 비공개로 심의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4월 22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해킹 사고에 대한 조사 절차를 마무리한 개인정보위는 지난달 말 SK텔레콤에 처분 사전통지를 했다. 사전통지서에는 위반 사실, 적용 법령, 예정된 처분 내용과 의견 제출 기한, 증거자료 목록 등이 포함된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의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위는 27일 회의에서 제재안이 의결될 경우 28일 브리핑을 열고 결과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다만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결론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 제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매출액의 3%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으며, 유출과 관련이 없는 매출액은 제외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직접 위반 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 매출(12조 7700억 원)을 적용할 경우 과징금이 최대 3000억 원대 중반까지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 사고가 약 2700만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만큼 최대 3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과징금은 매출액 최대 3% 이내로 부과할 수 있는데 무선통신사업 매출(약 12조 7700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개인정보위 역대 최대 과징금은 2022년 9월 구글과 메타에 각각 692억 원, 308억 원을 부과한 총 1000억 원이다. 구글과 메타는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만 놓고 보면, 지난해 5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카카오에 내려진 151억 원이 최대였다.
SK텔레콤 과징금 규모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해킹 사고 규모를 감안하면 역대 최대 과징금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수천억 원대 과징금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나증권은 27일 보고서에서 “2026년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 이슈가 거세지는 양상이라 대략 수백억 원 수준에서 과징금 부과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통신분쟁조정위원회가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시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라는 판단을 내린 데 대해서도 “행정 명령이 아닌 분쟁 조정이라 반드시 수락할 의무가 없다”면서 위약금 면제 기한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계에선 개인정보위의 과징금이 SK텔레콤 해킹 사태 수습의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통신분쟁조정위 위약금 면제 시한 연장 문제가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해킹 사고 수습이 장기화될 수 있다. 정치권의 압박도 SK텔레콤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SK텔레콤에 대해 위증죄 고발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5월 8일 SK텔레콤 청문회에서 유영상 사장이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500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해 7조 원 손실이 우려된다고 했다”며 “실제로는 70만 명이 번호 이동을 했고, 여기에 700억 원이 소요됐다. 사장이 국회에 와서 대국민사기극을 하고 가입자를 협박하고 국회를 능멸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위증으로 고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