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부 기능 강화 통한 '해양수도 부산' 완성 첩첩산중
전 장관 집적화 강조… 완결성 매우 중요
실질 권한 확보 없인 해양수도 구호 그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연말까지 해수부 이전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해수부 부산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청사 부지 선정의 핵심 기준을 ‘집적화’로 못 박으며 해사전문법원·동남권투자공사·HMM 등 관련 기관과 기업 이전까지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아 〈부산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온 이 발언은 해수부 부산시대를 속도감 있게 열겠다는 장관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완결성이다. 제도 개편과 기능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한 이전은 자칫 청사만 있는 해수부로 전락할 수 있다.
전 장관은 해수부와 해사전문법원, 동남권투자공사, 산하기관, 그리고 민간기업까지 한데 모아 해양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터뷰 속 현실은 냉혹하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판식 외에는 확정된 것이 거의 없다.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 강화와 해양산업 경쟁력 확대, 그리고 관련 인프라 집적화가 이뤄져야 비로소 실질적 성과가 담보된다. 하지만 조선·플랜트 업무를 해수부로 일원화하기 위한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다. 해수부 기능 강화가 절실한 시점임에도 이를 장기 과제로 미루는 듯한 태도도 아쉽다. 결국 핵심 과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이전 완료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특히 해사전문법원 문제는 단순한 설치 여부를 넘어선다. 부산·인천 본원 이원화 방안이 거론되면서 부산의 위상이 반쪽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방식으로는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온전히 구현하기 어렵다. 부산이 스스로를 해양수도라 자임한다면 법원의 핵심 기능, 특히 상고심 역할은 부산에 집중돼야 한다. 해수부 이전을 위한 특별법 논의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정작 핵심인 법적 실효성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해수부 복수 차관 문제 등은 정부조직법과 상충될 소지가 커 실제 통과 가능성도 낮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의 지적처럼 단순 이전 법안으로는 결국 반쪽짜리에 머물 공산이 크다.
부산이 진정한 해양수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상징적 조치만이 아니라 실질적 권한과 기능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부산 시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해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양수도로서의 위상을 실질적으로 완성할 법적·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행보는 정치적 상징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실질적 권한과 기능 강화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부산 시민이 원하는 것은 글로벌 해양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 해수부의 위상을 세우는 일이다. 해수부 기능 강화 없이는 ‘해양수도 부산’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갈 길은 험난하지만, 결국 이것이 부산이 해양수도로 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