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감보아 벌써 지쳤나
시즌 첫 2경기 연속 3자책점 부진
2점대 평균자책점 8월엔 3점대
체력·구위 저하 약점 부각 우려
9월 4선발 체제 전환 땐 더 걱정
한 시즌 최다 투구이닝 기록 눈앞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알렉 감보아가 이달 들어 지친 기미를 보여 팬들이 근심이 커진다.
감보아는 지난 23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5이닝 6안타 4사사구로 4실점(3자책)하고 6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팀이 1-4로 지는 바람에 그는 패전투수가 돼 올 시즌 7승 5패를 기록했다.
좌완인 감보아는 지난해까지 롯데 에이스였던 찰리 반즈를 대신해 올해 5월 부산으로 건너왔다. 높은 타점에서 구사하는 평균 151km 직구가 장점이라는 게 구단 설명이었다.
감보아는 데뷔전이던 5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4자책)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다음 경기부터 제 기량을 발휘했다. 최고 158km에 이르는 위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연승 행진을 펼쳤다.
구위 못지않게 감보아의 뛰어난 장점은 꾸준한 실력이었다. 그는 지난 12일까지 12차례 선발 등판에서 딱 1번 3점 이상 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 덕분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감보아는 6월 1.72, 7월 1.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80으로 높아졌다. 17일, 23일 두 경기에서는 연거푸 3실점(3자책), 4실점(3자책)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에 온 이후 처음 두 경기 연속 3자책점을 기록했다.
감보아는 생애 처음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주로 구원투수로 뛰다 대체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게 고작이었다.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데뷔해 올해 부산에 올 때까지 6시즌 동안 그가 소화한 이닝은 총 359와 3분의 2이닝이었다. 연평균 60이닝 정도였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2022년이었는데 88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그런데 감보아는 올해 롯데에서 벌써 84이닝을 던졌다. 개인 최다이닝 소화 기록과 거의 비슷해진 것이다. 당연히 체력이 떨어지고 구위가 하락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감보아의 구속을 보면 조금씩 떨어지는 게 확인된다. 그는 지난 7월 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최고구속 158km, 평균구속 154km를 기록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다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최고구속 156km와 평균 153km를, 23일 NC전에서는 최고구속 155km와 평균구속 151km를 기록했다. 감보아는 빼어난 제구력과 탁월한 경기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투구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150km 중반대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힘으로 윽박지르는 게 그의 투구 유형이다. 그런데 구속과 체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강점이 사라지고 약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23일 경기가 단적인 사례다. 롯데의 사정이 좋다면 감보아에게 한두 차례 선발등판 제외 기회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23일까지 22년 만의 12연패라는 수렁에 빠진 롯데로서는 언감생심이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부재한 현실에서 그마저 빠진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9월부터 감보아-벨라스케즈-박세웅-나균안 등 4명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방침이다. 그는 “9월엔 (잔여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일정이 띄엄띄엄 잡혀있다. 뭐라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대로라면 감보아는 오는 29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하게 된다. 이 경기에서 5이닝을 더 던지면 한 시즌 개인 최다이닝을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9월에는 등판 기회가 더 늘어나게 된다. 그가 최근 두 경기에서 보인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수비 부진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체력 저하 탓인지는 앞으로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