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투수 방출 직후 ‘연패의 늪’…데이비슨의 저주?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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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LG전 패해 20년 만 9연패
새 선발투수 벨라스케즈 부진 탓
10승 데이비슨 대신 영입 불구
구속·제구·경기 운영 요령 미흡
우승은커녕 가을야구행도 안개

롯데 자이언츠 벨라스케즈가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벨라스케즈가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10승을 따낸 외국인 투수 데이비슨을 내쫓은 롯데 자이언츠가 새로 들어온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의 부진과 실력 부족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팀은 2005년 6월 이후 초유의 9연패 수렁에 빠져 허덕이고, 팬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은커녕 다 잡은 것처럼 보였던 8년 만의 가을야구 티켓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롯데는 데이비슨을 방출하자마자 곧바로 연패에 빠졌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이었는데 이날 승리투수는 데이비슨이었다. 다음 날부터 롯데의 연패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부 팬은 ‘데이비슨의 저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롯데는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컬럼버스 클리퍼스의 빈스 벨라스케즈를 받아들였다. ‘최고 153km의 빠른 속구와 슬라이더, 너클 커브,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 동안 활약하며 7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 경험이 많아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구단 설명이었다.

하지만 두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 벨라스케즈가 보여준 기량은 구단의 설명과는 꽤 차이가 있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5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면서 7안타 2사구를 내주며 3실점(3자책)했다. 한국 데뷔전이었던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 5실점(5자책)했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두 경기 만에 2패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롯데는 이날 2-5로 지는 바람에 2005년 이후 20년 만의 9연패라는 악몽을 꾸게 됐다. 롯데는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면서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을 강조하며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는 롯데 연패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선수 중 한 명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벨라스케즈가 앞으로도 한국 무대에 적응하고 훌륭한 선발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의 직구 구속은 평균 148km 정도에 그쳤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149km 이하였고, 가끔 150km를 넘어선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빠른 킥 그리고 시속 142~143km에 이르는 슬라이더가 장점이라고 했지만 제구가 제대로 안 됐다. 롯데가 지난 7일 벨라스케스 영입을 발표했을 때 ‘9이닝 기준으로 4.5개꼴인 볼넷을 내줄 정도로 나쁜 제구력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현재까지는 타당한 지적이 된 셈이다. 게다가 선발 등판이 풍부하다는 구단의 설명과는 달리 위기 상황에 몰리자 마치 신인투수처럼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벨라스케즈는 2023년 7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전혀 등판하지 않아 부상 재발을 우려한 미국 구단에서는 올해 평균 4이닝 정도만 던지게 했다는데, 한국에서의 두 경기에서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아니었다는 게 팬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벨라스케즈는 앞으로 6~7경기를 더 던질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이라면 10승 투수였던 데이비슨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벨라스케즈가 등판한 두 경기 결과를 지켜본 롯데 팬들은 탄식을 내뱉는다. 롯데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팬은 ‘5이닝 80개가 한계인 투수다. 수비 하나에 멘탈이 박살 날 유형이다. 롯데를 위해 6~7경기에서 전력으로 던져 팔을 망칠 선수가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다른 팬은 ‘같은 시기에 교체를 단행한 LG는 톨허스트라는 훌륭한 투수를 영입했다. 그냥 구단의 역량 차이’라며 롯데 프런트를 질타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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