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항만 구축, 첨단 설비 설치만으론 부족하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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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스마트 항만 국제포럼 열어
선진 항만 첨단기술 도입 사례 공유
데이터·인터페이스 표준화 중요성
친환경선박지수 적용 탈탄소 강조

지난 7월 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국제포럼’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위). 완전자동화부두인 부산항 신항7부두에서 자동이송장치(AGV)가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KMI·BPA 제공 지난 7월 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국제포럼’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위). 완전자동화부두인 부산항 신항7부두에서 자동이송장치(AGV)가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KMI·BPA 제공

글로벌 선진 항만은 탈탄소와 스마트 항만으로 나아가고 있다. 부산항도 신항 7부두에 완전 자동화 터미널을 개장해 운영 중이지만 전반적인 탈탄소·스마트화 속도는 선진 항만에 비해 더딘 편으로 평가된다. 최근 선진 항만의 다양한 첨단 기술 도입 사례를 공유하는 국제포럼이 열려 국내 항만에 어떤 방식으로 의견이 반영될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국제항만협회(IAPH)와 함께 ‘2025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국제포럼’을 최근 열었다. 연례 포럼도 아니고 IAPH와 함께 이런 포럼을 개최한 것도 이례적이다. KMI는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 탄소중립 목표 설정에 따라 친환경 항만 구축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등 첨단 스마트 기술로 항만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선진 항만들이 경쟁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다.

해양수산부가 2031년까지 국내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점유율 90%,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하는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육성 및 시장 확대 전략’을 2023년 1월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부터 ‘항만기술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5년 주기 항만기술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KMI는 이 계획 수립 용역을 2027년 5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도 이 용역 중 선진 사례 파악과 공유를 위해 기획된 것이다.

포럼에서 IAPH 페트릭 베르후번 전무는 육상 전력 공급(AMP), 저탄소·청정 연료 벙커링, 데이터 협업과 녹색해운항로를 국제 해운 분야 탈탄소를 지원하는 항만 시설로 분류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부산항만공사(BPA) 송상근 사장은 친환경선박지수(ESI)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공히 적용해야 하고, 그동안 선박저속운항프로그램에 치중해온 부산항도 ESI를 종합해 적정한 목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IAPH 후루이치 마사히코 사무총장은 그동안 IMO 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인식하던 일본 15개 항만이 일본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규제 수준이 더 높은 ESI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테 APM 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무인 유도 차량. 연합뉴스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테 APM 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무인 유도 차량. 연합뉴스

차세대 항만 자동화 기술에 대한 토론에서는 데이터와 인터페이스의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터미널 외에 화물운송트럭, 통관시스템, 화주 등 이해관계자마다 시스템과 인터페이스가 다르면 디지털 트윈 활용과 관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토론에서 현대로템 박훈모 상무는 단순히 첨단 설비를 설치한다고 스마트항만 구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과 유연한 업데이트로 제대로 작동하도록 끝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PA 연정흠 항만연구부장도 터미널에서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토스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가 필요한 측면이 있는데 운영사로서는 협업에 곤란함을 표하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효과적인 데이터 연계 방안을 미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기반 항만 운영 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부산항 첫 완전 자동화 터미널인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 김선일 팀장이 나서 첨단 장비와 사람의 공존을 강조했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을 능숙하게 하도록 작업자 교육과 직무를 재설계했다고 소개했다.

KMI 항만연구본부 안승현 연구위원은 “크레인 같은 대형 항만 하역장비는 쉽지 않지만, 야드 트랙터를 대체하는 AGV 같은 이송장비나 항만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는 우리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며 “항만 기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가 방침이 세워졌고 계획을 수립 중인 만큼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관련 연구와 공유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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