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별로’ 벨라스케즈… 시즌 첫 5연패 롯데 최대 위기
한화 데뷔전 3회 5실점 강판돼
장단 6피안타 ‘혹독한 신고식’
타선 침체, 최근 4경기서 1득점
팀 타율 1위자리마저 LG에 내줘
8월 불펜진 ‘0점대’ 그나마 위안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보다 ‘별로’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0승 외인 투수를 버리고 데려온 빈스 벨라스케즈가 첫 경기부터 난타를 당하며 3회 만에 강판됐다. 롯데는 타선 침묵 속에 시즌 첫 5연패를 당하며 올해 최대 위기에 빠졌다.
롯데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2차전 원정 경기에서 0-6 완패를 당했다. 전날 에이스 알렉 감보아를 내고도 0봉패를 당하며 올 시즌 첫 4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이날 새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를 앞세웠지만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한국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 벨라스케즈는 기대와 달리 한화 타선에 휘둘렸다.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의 초라한 첫 성적표를 받아들고 4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벨라스케즈는 1회말 수비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회 들어 2루타 3개를 포함해 장단 6안타를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한화는 2회에만 타자일순 5득점하며 초반 승기를 가져갔다. 3회까지 68구를 던진 벨라스케즈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최대 시속 150km대 초반의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 변화구를 절반 정도 섞어 던졌다. 제구력은 괜찮았지만 결정구로 던진 공들이 계속 맞아 나가며 한화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여기에 야수들의 어설픈 수비까지 겹치며 빅이닝을 헌납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내준 롯데는 방망이마저 단 4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시즌 첫 5연패를 당하며 2위 한화와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졌고, 4위 SSG 랜더스에는 1.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2위 경쟁보다 4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13까지 쌓았던 승패 마진도 어느새 +8로 줄었다.
최근 롯데는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 36이닝 동안 단 1득점에 그쳤다. 지난 10일 SSG전에서 9회 노진혁의 솔로포가 없었다면 39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쓸 뻔했다.
타선 침묵이 길어지며 그동안 지켜왔던 팀 타율 1위 자리도 LG 트윈스에 내줬다. 올 시즌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이 ‘방망이’였기에 시즌 후반 부진이 치명적이다. 타선의 핵심 빅터 레이예스가 8월 들어 타율 0.257에 그쳤고, 고승민·윤동희·손호영 등 타격이 강점인 야수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게다가 주장 전준우가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재활 진단을 받고 자리를 비운 점도 악재다.
박세웅·감보아·벨라스케즈까지 팀의 1~3선발을 내고도 연패를 끊지 못한 롯데로서는 이번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불펜진의 활약이다. 최준용이 어깨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지만, 정철원·홍민기 등 필승조를 비롯해 윤성빈·정현수·박진·김강현까지 골고루 활약 중이다. 롯데 불펜진은 이달 들어 10경기 31이닝 동안 3자책점만 내줬다. 0점대 평균자책점(0.097)으로 리그 최강의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타자들이 조금만 받쳐줬다면 연패가 아니라 연승을 달릴 수 있었기에, 결국 반등의 키는 타선이 쥐고 있다.
벨라스케즈의 활약 여부도 관건이다. 롯데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데려온 만큼 팀의 ‘원투 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벨라스케즈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검증된 자원이다. 앞서 감보아 역시 5월 27일 데뷔전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후 7승(4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2.21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벨라스케즈가 ‘리그 선배’ 감보아처럼 데뷔전의 긴장감을 떨치고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 다음 주 등판이 예상되는 LG전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롯데는 15일 삼성 라이온즈를 홈으로 불러들여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