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표현 빠져 아쉽지만 실리는 챙겼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발표]
국가 균형발전 국정 철학 반영
해사법원 등은 인천과 중복 우려
국정기획위원회가 선정한 123대 국정 과제에 북극항로·부울경 관련 과제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으로 정해졌다. 혁신 경제 분야가 아닌 균형성장 분야의 과제로 포함돼 이재명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국정 철학을 그대로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위가 13일 발표한 대국민 보고 자료에서 북극항로 관련 국정 과제는 그동안 논의됐던 ‘부울경 해양수도 조성’을 대신해 ‘해양강국’으로 표현됐다. 국정 과제에는 거시적 관점을 담고, 지역별 공약에서 세부 추진 과제를 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국정 과제에서 부울경이나 부산이 해양수도로 명시되진 않았지만, 실질적인 세부 추진 과제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약이나 지역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돼 실리는 챙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 공약에서 부산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으로 부산을 해양강국 중심도시로 육성 △해운물류 대기업 본사 부산 이전과 해사법원 신설,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으로 부산 경제 활성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 △북극항로 선도 육해공 트라이포트 육성 등을 담았다.
북극항로를 선도하는 육해공 트라이포트로 부산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가덕신공항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인천 공약에서도 해사법원 신설 추진과 공항·항만·배후도시 연계 글로벌 물류 허브 대도약을 꼽아 부산과의 중복 우려가 남아 있다. 향후 국정·지역 과제 실현 과정에서 치열한 물밑 주도권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울산 공약에서는 △북극항로 시대 대비 울산항을 에너지 물류 신북방 전진기지로 육성을, 경남 공약에서는 △스마트 조선·해양풍력 특화단지 조성으로 해상 풍력 전진기지 구축 등을 담았다.
부산 지역 과제로 꼽은 트라이포트 배후단지 글로벌 소부장 산업 집적지 육성 사업과, 울산 지역 과제인 기존 전통 제조업의 친환경 산업 전환, 경남의 스마트 조선 특화 단지는 서로 맥이 닿는다. 단순히 항만이나 해운·물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항만 배후의 제조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전통 산업의 스마트·친환경 전환을 이끌어 내야 실질적인 지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