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롯데 감보아 ‘꾸준함 대명사’ 우뚝
올 12차례 등판 1번만 4자책점
나머지 경기선 0~2점으로 막아
퀄리티스타트 성공율 75% 최고
규정이닝 미달… 각 분야 선두권
'팀 에이스' 분명한 인식 심어줘
프로야구 선수에게 최고 덕목은 실력이다. 그중에서도 경기마다 들쭉날쭉하지 않는 ‘꾸준한 실력’이 최고다. 롯데 자이언츠 알렉 감보아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25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롯데는 부상으로 팀을 떠난 찰리 반즈 대신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의 구원투수 감보아를 데려왔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그는 지난 5월 27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처음 선발 등판했지만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4자책)하고 고개를 숙였다.
롯데가 그를 영입한 이유는 바로 다음 경기부터 드러났다. 그는 최고 155km에 이르는 위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드,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연승 행진을 펼쳤다.
구위 못지않게 감보아의 뛰어난 장점은 꾸준한 실력이었다. 그는 올해 12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3점 이상 자책점을 기록한 경기는 삼성과의 데뷔전, 딱 1번에 그쳤다. 나머지 10차례 경기에서는 자책점을 0~2점만 기록했다. 올해 다승(15승 무패), 평균자책점(1.61), 탈삼진(202) 분야에서 1위를 달리며 최고 외국인 투수로 손꼽히는 폰세(한화 이글스)가 3차례, 네일(KIA 타이거즈)가 4차례씩 기록한 것과 비교해 봐도 뛰어난 성적이다.
투수는 대개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완벽할 정도로 잘 던지다가 컨디션이 처지는 날에는 5~6점씩 내주는 경우가 흔한데, 감보아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이다. 삼성과의 데뷔전에서 4자책점을 내준 것도 투구 폼에 문제를 드러냈고 한국야구의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코칭스태프의 지적을 받고 폼을 수정한 뒤부터는 전혀 그런 일이 재연되지 않았다.
감보아는 6월에는 5경기에 출장해 무실점 한 차례, 1자책점과 2자책점 두 차례씩을 기록했다. 7월에는 4경기에 나서 무실점과 2자책점을 두 차례씩 기록했다. 8월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5일 KIA전에서는 6과 3분의 2이닝 2자책점, 12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 2자책점이었다.
감보아는 올해 7승 4패를 기록 중인데 삼성전에서 4자책점한 것 외에 나머지 3패는 모두 2자책점을 기록한 경기였다.
감보아는 출장 경기 수가 적어 규정이닝 미달로 투수 각 분야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비율만 따져보면 상위권에 포함된다.
먼저 올해 12경기 중에서 9차례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미만)를 기록했다. QS 횟수만 보면 20위이지만 성공 비율은 75%다. 등판한 경기 4번 중 3번은 QS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올해 QS 17차례로 1위인 네일의 성공 비율이 74%인 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감보아는 또 피안타율(0.207)이 3위 라일리(NC 다이노스)와 같고, 탈삼진(80개)은 28위이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9.81개로 4위 수준이다. 경기당 투구이닝 수도 6.11이닝으로 5위권이다.
감보아는 12일 프로야구 사상 첫 ‘개막 이후 15연승’을 기록한 폰세와의 외국인투수 맞대결에서는 아쉽게 분패했지만 ‘팀의 에이스’라는 분명한 인식을 심어줬다. 선수들에게 2~3점만 뽑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갖게 해줬다. 앞으로 남은 그의 투구 일정에 기대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