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어게인·친전한길’ 논란에 후보 간 공방
윤 전 대통령 인권침해 여부에도 찬반 엇갈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대화 가능성에도 의견 차

10일 서울 광화문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안철수(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김문수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이 지난 10일 열린 첫 TV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극우 논란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반탄파’(탄핵 반대)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 대립 구도가 재현됐다.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겨냥해 ‘윤어게인’과 ‘친전한길’ 논란을 언급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안 후보는 장 후보를 상대로 한 주도권 토론에서 “장 후보는 ‘윤어게인’인가”라고 물었다. 장 후보는 “윤 어게인의 다른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지키고 반국가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대표가 되면 함께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윤어게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친길’(친전한길) 후보로 불리느냐”고 하자 장 후보는 “언론이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에게 “극우는 거짓 선동과 폭력”이라고 지적했고, 김 후보는 “국민의힘에 극우는 없다”며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극좌’로 지목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문제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조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 아닌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처럼) 북핵을 개발하게 했나. 나름대로 나라를 지키려고 방어했고, 계엄 잘못한 것밖에 없다. 총부리를 국민에게 누가 겨눴나. 누가 다친 사람 있느냐”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계엄에 죄가 없다는 것이냐. 미수라도 범죄는 처벌받는다”고 지적했고, 김 후보는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찬탄파에 대한 반탄파의 반격도 이어졌다. 장 후보는 안 후보의 특검 찬성을 문제 삼았고, 안 후보는 “정치 탄압은 반대하지만 혐의 있는 수사에는 협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조 후보가 제안한 ‘한남동 관저 방문 의원 45명 출당’에 대해 “당이 유지되겠느냐”고 반문했고, 조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윤 전 대통령 영장집행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할지 여부도 쟁점이었다. ‘O·X’ 팻말 코너에서 김·장 후보는 영장집행을 ‘인권침해’로, 안·조 후보는 ‘아니다’로 답했다. 정 대표와의 대화 여부에서는 김·장 후보가 ‘O’, 안·조 후보가 ‘X’를 들었다. 김 후보는 정 대표를 “극좌 테러리스트”로 규정했고, 안 후보는 “대화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 후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조 후보는 김·장 후보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며 “고구마 100개 먹는 기분”이라고 했고, 김 후보는 조 후보의 ‘만고의 역적’ 발언을 “만고의 망언”이라고 맞받았다. 전한길 씨 징계 논란에 대해 김 후보는 “징계가 능사가 아니다”라며 “주의를 주고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