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칭다오는 왜 세계적인 해양도시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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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철 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전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장

푸른 바다와 활기로 가득한 항구, 다채로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부산. 우리는 이곳을 오래전부터 ’해양수도‘라 부르며 원대한 미래를 꿈꿔왔다. 그런데 어느새,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익숙한 중국 칭다오가 불과 몇 년 사이 조용하지만 놀라운 속도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안겨 준다. 부산과 칭다오는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오랜 항만 역사를 공유하며 바다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공통점이 있다.

칭다오는 2022년 항만 물동량 세계 4위, 2020년에는 컨테이너 처리량에서 부산항을 앞질러 세계 6위에 오르며, 글로벌 물류 허브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다. 또한 해양 과학기술, 신산업, 문화관광 등 다방면에서 세계적 해양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신성장 동력 모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산에게 칭다오 성공 모델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귀중한 이정표가 된다. 특히 해양수산부의 연내 부산 이전이 공식화된 지금은 해양수도의 위상을 강화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결정적 전환점인 만큼 칭다오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부산 미래 구상에 어떻게 접목할지 심도 있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 연구·인프라 전폭 지원

해양 기업, R&D 시설 집적 유도

과학기술·신산업·문화관광 성장

우수 인재 유치, 기업 경쟁력 상승

해수부 이전 앞둔 부산에 시사점

미래지향적 산업구조 혁신 필요

칭다오의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해양 과학기술 연구 지원과 인프라 구축 노력이 있다. 정부는 칭다오를 해양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육성하기로 하고 중국해양대학교를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과 R&D 시설, 해양 관련 기업 등을 집적시켰다. 해양 생물학, 지질학,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와 산학연 협력이 이뤄졌다. 투자와 제도적 지원, 집적화는 우수 인재 유치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부산 역시 해양, 수산 분야의 우수한 기관이 많지만, 이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여전히 수도권 집중과 지방 기피 현상으로 인한 우수 인재 유입의 한계와 단순한 부처의 물리적 이전만으로는 해양 과학기술 허브로 도약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부산이 진정한 해양 혁신의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아래 공공기관, 연구소, 기업, 법률 및 금융 서비스 등 관련 주체들을 집적화하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해양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감한 구조 혁신과 전략이 병행될 때 부산은 세계적 해양 혁신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칭다오는 전통 해양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해양 바이오, 신소재, 심해 자원 개발, 해양 장비 제조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물류 중심 항만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반의 해양 산업 생태계로 질적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부산 역시 조선과 해운 등 기존 산업의 구조 전환은 물론, 해양 바이오, AI, 스마트시티 등과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해수부 이전은 해양 금융, 해운·항만, 물류 등 전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이러한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관련 부처와의 긴밀한 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은 필수적이다. 정부와의 물리적 거리에 따른 정책 효율성 저해를 극복하고, 국가 해양 정책을 신속히 집행할 수 있는 강력한 협력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시 이미지와 문화 콘텐츠 역시 해양도시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칭다오는 아름다운 해변과 근대 건축, 그리고 맥주 축제를 해양 문화관광과 결합해 도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칭다오 국제 맥주축제는 매년 수백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대표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와 축제, 역사와 자연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칭다오의 도시 브랜드와 지역 경제는 함께 성장하고 있다. 부산 역시 해운대, 광안리, 영도, 다대포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해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원들을 단순한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고, 해양 스포츠, 크루즈 관광, 해양 레저 등 부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발전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칭다오의 사례는 부산에 분명한 교훈을 준다. 부산은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을 통해 세계적 해양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칭다오의 일관된 정책 추진, 미래 지향적 산업구조 전환, 매력적인 도시 콘텐츠 개발 교훈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 아울러 해양 과학기술 인재 유치 장벽 해소, 중앙 행정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 등 부산의 실질적 과제들을 전략적이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단순한 물리적 부처 이동에 그치지 않고 국가 해양 정책의 중심 도시로서 혁신과 협력을 병행할 때 비로소 부산은 진정한 동북아 해양수도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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