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발 소비 회복’ 기대감…‘역대 최장 내수부진’ 끝 보인다
2분기 소매판매지수 하락폭 감소
하반기엔 소비쿠폰 영향까지 반영
3년이 넘도록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내수 부진이 끝나고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인당 15만 원 이상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올해 3분기(7~9월) 경제지표에 본격 반영되면서 소비 회복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소매판매지수(불변지수)는 101.8(2020년=100.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이로써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부터 13개 분기(개월로 환산시 39개월)째 감소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소비 위축 기록인 셈이다.
다행히 바닥이 가깝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소매판매 감소 폭은 내수 부진이 시작된 2022년 2분기(-0.2%) 이후 가장 작았다. 2023∼2024년 1∼3%대의 가파른 소매판매 감소세와 비교하면 올해 2분기는 사실상 '보합'에 가깝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1분기(1~3월) 안 좋았던 내수가 턴어라운드하는 조짐"이라며 "소비 쪽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급된 소비쿠폰 영향은 올해 2분기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반기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소비의 다른 한축인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 2분기 1.4% 늘며 호조세를 보였다. 작년 2분기(1.6%)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통상 서비스 소비와 재화 소비는 서로 번갈아 늘거나 줄면서 상호 보완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2분기는 동시에 개선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에서도 회복 조짐이 점차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작년 12월 88.2까지 급락했으나 최근엔 지난 3월 93.4에서 5월 101.8, 7월 110.8까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7월 지수는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심리 개선세는 실물 소비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313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부터 '실탄'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국민 1인당 15만∼55만 원이 본격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꽂히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쿠폰 지급 후 외식·서비스업·유통업 등 분야에서 눈에 띄는 매출 증가세가 나타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런 소비 회복 신호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현재 약 0.8%에서 약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분기에 소비 등 내수가 추가로 탄력을 받아 경제성장률을 더 강하게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