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 경남 폭우 피해 집중된 까닭은?
소방당국, 13·14일 비 피해 40건 접수
이 중 김해지역 신고 22건, 절반 이상
“저지대 빗물받이에 쌓인 쓰레기 때문”
지난 주말 내린 경남을 강타한 폭우로 김해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도 반복되던 침수 피해가 대부분이어서 근본적인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14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경남에서는 비 피해 신고가 총 40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건의 신고가 김해시에서 접수됐다.
김해시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오후 6시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바로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이후 20분 만에 호우경보로 변경됐다”며 “특히 오후 6~7시에는 비를 퍼붓는 듯했다. 짧은 시간 비가 강하게 내린 게 피해 신고가 많았던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 자료를 보면 14일 오전 9시 기준 김해시 부원동의 강수량은 161.6mm였다.
오히려 거제시 일운면(242.0mm), 밀양시 단장면(167.5mm) 등지의 강수량이 김해보다 많았다. 거제시에는 한때 시간당 84.5mm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양산시 동면 141.2mm, 창원시 성산구 135mm에도 상당한 양의 비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시와 강수량이 비슷했던 밀양시와 양산시에서 각각 5건과 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단순히 강수량만으로는 김해시에 피해 신고가 집중된 점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게다가 소방에 접수된 김해시 신고 22건을 살펴보면 주촌면 나무 쓰러짐 사고 1건을 제외한 21건은 모두 주택과 상가, 차량 등의 침수 피해다. 오후 6~8시 내외동에서 신고가 7건 접수됐는데 이때 비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해 신고 지역도 상습 침수지대인 동김해IC 인근의 삼방·어방·안동(6건), 서김해IC 인근의 풍유동·주촌면(4건)이었다. 오후 8시께는 주촌면 골든루트로 사거리에서는 차량이 침수돼 구조대가 차량을 안전지대로 밀어내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운전자는 자력으로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해시 내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침수구역 내 빗물받이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쏟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간당 강우량이 높아지면서 빗물이 저지대로 물렸고, 여기에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막히면서 배수가 이뤄지지 않아 고스란히 침수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해시 도로과·하수과 측은 “동김해IC와 서김해IC 인근은 도로가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로 돼 있다”며 “현재는 빗물받이를 정비해달라는 민원인 전화가 오면 현장에 가서 쓰레기를 긁어내고 배수구 주변에 위치 스티커와 장비함을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