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친수공원? 부산대첩공원? 시민이 명칭 정한다
시민단체 "역사성 살리자" 제안
부산시, 주민 선호도 조사 검토
“친숙한 장소성 유지” 목소리도
부산의 주요 랜드마크인 ‘북항친수공원’ 공식 이름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추진된다. 가칭인 ‘북항친수공원’을 선호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임진왜란 승전지라는 역사성을 반영해 ‘부산대첩기념공원’이라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북항친수공원 공식 명칭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 ‘북항친수공원’은 아직 공식 이름으로 공표하지 않은 가칭이다. 부산시는 우선 지난달 북항친수공원이 자리한 중구와 동구에 공문을 보내 다음 달까지 주민 의견을 조회하고 있다. 의견 조회는 북항친수공원이라는 명칭을 ‘부산대첩기념공원’으로 변경하는 데 대한 주민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응답자는 북항친수공원과 부산대첩기념공원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기타 의견을 적어 제출할 수 있다. 북항친수공원은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구역 내 약 19만㎡ 규모로 중구와 동구에 걸쳐 있다.
부산시는 인근 주민들 선호도를 일차적으로 파악한 후 대상을 전체 시민으로 확대해 북항친수공원 명칭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항친수공원 공식 명칭은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동구·부산시·국가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를 밟아 올해 안에 시민들 여론을 반영한 공식 이름이 결정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 등 단체와 일부 시의원은 부산대첩기념공원을 공식 이름으로 지정하자고 부산시에 제안했다. 북항친수공원과 인접한 북항 바다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이 일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부산대첩’ 승전지다.
이들은 북항 일대가 지닌 자랑스러운 역사를 후손들이 기리기 위해서는 부산대첩기념공원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월 개통한 북항 재개발 구역을 지나는 간선도로 이름도 부산대첩을 기념해 ‘이순신대로’로 정해졌다.
지난 2월 부산시의회 제32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주택 시의원은 “공원 이름이 부산대첩기념공원으로 제정돼 부산대첩의 호국 정신이 시민에게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북항친수공원’을 공식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하자는 목소리도 크다. 기존 명칭이 친숙하고, 직관적이라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북항친수공원’이라는 명칭은 2023년 11월 공원이 전면 개방되기 이전부터 현재까지 일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도 북항친수공원을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다. 안내판 등을 바꾸지 않아도 되기에 추가로 드는 비용도 없다.
북항친수공원에서 만난 여행객 이 모(37·울산 동구) 씨는 “이름만 들어도 위치와 특성이 쉽게 연상되고, 길을 묻기도 편한 이름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