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힘’ 일자리 창출 효과 확인… 가덕신공항이 화룡점정 [부산 상용근로자 100만 시대]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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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일자리 증가 최대 효자 ‘물류’

부산항 등 이점 활용 기업 유치
최근 강서구 국제물류단지 주목
대형 시설 수천 명 일자리 제공
시 지원 한계 넘는 인프라 절실

지난 1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부산 강서구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1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부산 강서구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상용근로자 100만 명 시대를 견인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기업들의 투자 유치다.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안정적인 일자리일 가능성이 크다. 전국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부산을 찾는 기업들은 지역의 강점으로 ‘물류’를 뽑는다. 가덕신공항 등이 완공되면 이러한 강점은 더욱 돋보이게 된다. 가덕신공항 완공이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생기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13조 원 투자 1만 6000개 일자리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3년 5개월 동안 89개의 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본사를 이전한 경우가 15개, 공장을 신·증설한 경우가 55개, 해외에서 유턴을 한 경우가 4개, 외투기업이 13개, 컨택센터 2개 등이다. 투자 규모는 13조 9982억 원이고 이로 인해 1만 6682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투자 유치 금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3년 4조 2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던 부산시는 지난해 6조 3209억 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도 5월까지 2조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수도권 외의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부산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고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기관들도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라 올해도 작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의 투자 유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LS일렉트릭이다. LS일렉트릭은 올해 2월 1008억 원을 투자해 부산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녹지점용허가를 받지 못해 공사용 임시 통로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는 투자의 걸림돌이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부산시와 부산상의가 함께 하는 ‘원스톱 기업지원’을 통해 관련 규제를 풀고 LS일렉트릭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 덕에 해외 법인 13곳과 지사 14곳을 둔 글로벌 기업의 일자리 330개가 부산에 생겼다.

■물류 중심지 효과 톡톡

부산은 물류에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부산항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강서구 국제물류단지에는 많은 기업들이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있다.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는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영국의 ‘오카도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시설이다. 자동화 물류센터는 연면적 4만 1000㎡ 규모로 조성되며 2000억 원이 투입됐다.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는 오는 8월 중 완공되며 생산관리, 배송 등 2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

BGF리테일 물류센터는 연면적 12만 8000㎡ 규모로 조성되며 2600억 원이 투입된다. BGF리테일은 차별화된 편의점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K편의점 시스템의 세계 진출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가동이 목표이고 관련 일자리 800개가 만들어진다.

쿠팡 물류센터는 연면적 19만 8000㎡로 조성되며 3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물류센터는 AI, 빅테이터 기술 등이 활용된 첨단 물류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 준공이 목표이며 3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농심도 수출 전용 생산공장을 지난 5월 착공했다. 2200억 원이 투입되는데 내년 완공 예정이며 향후 150명이 신규 고용된다.

■제일 큰 당근은 가덕신공항

전국 지자체들은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당근을 내놓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조례를 통해 제천에서 ‘상시고용 500명 이상’이거나 ‘투자금액 3000억 원 이상 기업에게는 최대 10만㎡의 부지매입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도 본사 이전 기업, 유턴 기업 등에 시설 투자금 일부 지원, 인건비 일부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1000억 원 수준의 한정된 예산 안에서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부산은 대도시라 부지 매입비가 기본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이 비용을 상쇄할 만한 당근이 있어야 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지역 상공계가 가덕신공항 개항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기도 하다. 부산에 좋은 기업 유치와 투자가 이뤄지는 배경에는 뛰어난 물류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는데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화룡점정’이 된다는 것이다.

부산시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2026년 서컨부두 완공,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 후에는 물류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투자처로서 부산의 가치를 더 높게 매기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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