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그루밍' 범죄 미화 논란된 웹툰, 결국 플랫폼서 판매 중단
교사와 초등학생의 사랑을 소재로 한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이 논란 끝에 플랫폼에서 판매 중단됐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주요 플랫폼은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이들 플랫폼에서 해당 작품을 검색하면 '판매 중지된 상품 페이지', 판매 중이 아닌 작품과 회차는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내용·소재에 문제의 여지가 있다는 이용자 의견이 다수 있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중단했고, (서비스) 재개일은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도 "이슈를 인지하고 발행처와 협의해 판매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이 웹툰은 연인과 이별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게임 속에서 만난 캐릭터가 실제로는 자신의 초등학생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나 성인이자 교직에 있는 주인공이 미성년자인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에게 이성으로서 설렘을 느끼는 장면이 담겨 문제가 됐다. 또 여성 캐릭터가 남성의 알몸을 몰래 불법 촬영한 후 공유하는 장면도 담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 웹툰의 제작사인 씨앤씨레볼루션과 드라마 제작사 메타뉴라인이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문제를 제기하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달 1일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이 희석될 수 있다"라고 성명문을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2일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라며 "이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