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방송 중단 “기대 이상” 평가… 남북 대화 재개 천명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 기자회견] 외교안보 분야
대미 관세 협상엔 신중 모드
일본과는 유연한 관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 간 대화 재개에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대북 방송을 중단할 때 얼마나 빨리 반응할까, 혹시 반응 안 하면 어떻게 할지 우려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너무 빨리 호응해서 기대 이상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긴장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든든한 공조 협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너무 적대화되고 불신이 심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전쟁 중에도 외교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워도 얘기를 듣고 협의와 협상을 해야 서로의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헌법에도 흡수가 아닌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적혀 있다”며 “누가 흡수당하고 싶겠나. 그렇다면 엄청난 희생과 갈등을 수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선 “쌍방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아직까지도 쌍방이 정확히 뭘 원하는지 명확하게 정리되지는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협상 시한으로 알려진) 7월 8일까지 끝낼 수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며 “협상 진행 상황이 매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사실 빠른 시일 내에 일본에 갈 생각이었는데, (일본이) 선거 때문에 바빠졌다고 해서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셔틀 외교 복원은 제가 먼저 얘기한 건데, 가까운 이웃 나라니까 필요할 때 수시로 오가면서 오해는 줄이고 대화를 통해 협력할 사안은 협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 한일 관계는 ‘가깝고도 먼 나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것도 많지만 과거사 문제나 독도를 둘러싼 문제도 많다”며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뒤섞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관련해선 “한일 관계를 명확한 관계 설정을 해놓으면 좋겠다는 점에 얼마든지 동의한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