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부산 기장군서 부모 집 비운 사이 발생한 불로 자매 참변
8살과 6살 자매 숨져
아파트엔 스크링클러 없어
화재 발생 전 정전 일어나
부산시 “돌봄체계 강화”
부산 기장군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불로 8살, 6살 자매가 숨졌다. 아파트는 2007년 준공된 아파트라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부모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 58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났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화재 발생 경고가 울리고 검은 연기가 목격되자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대원은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8살, 6살 자매를 발견했다. 1명은 현관 앞 입구 중문 앞에서, 다른 1명은 거실 베란다 앞에서 발견됐다. 자매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두 자매는 이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화재 당시 부모는 모두 외출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 발생 전 아이들은 부모가 운영하던 치킨집에 함께 있었다. 평상시 이들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치킨집에 있으며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화재 발생 전에는 아이들은 부모가 운영하던 치킨집에 함께 있었다. 이날 아파트에서 오후 7시~8시께 정전이 세 차례 발생했고 어머니는 정전으로 아이들이 제때 씻지 못할 것을 우려해 가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들의 이모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어머니는 오후 10시 22분께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은 집에 두고 홀로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선 어머니가 다시 치킨집으로 향했는지 여부 등은 파악 중이다. 아버지는 이날 오후 10시께 가게 운영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나 구청의 생계 지원 대상자 등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사고가 난 2일 오후 10시 22분께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왔다가 10시 24분께 아이들 없이 혼자 바로 집을 나섰다”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정전 후 한국전력 직원과 함께 점검에 나섰다. 정전 원인은 불명확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전기 기사를 따로 불렀으며, 오후 9시 50분께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약 1시간가량 상황을 지켜보던 전기 기사가 철수하려고 할 때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관리소장에 따르면 사고일 오후 9시 50분께 정전 복구 완료돼 정전과 화재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 수 없다”며 “내부 전체가 모두 그을려 구체적인 발화점 확인은 어렵지만 그을림이 심한 베란다 쪽 에어컨을 원인으로 추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2007년 3월에 준공된 아파트로 건축허가 년도는 2003년이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으며, 실제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로 자동 화재 탐지설비는 이날 정상 작동됐다.
3일 오전 11시께 화재 현장을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야간에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경우를 해소하기 위해서 돌봄 지원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대책을 긴급히 마련해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구축 아파트에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소방 본부와 함께 TF를 꾸려 스프링클러 없는 장소에 대한 화재 예방과 관리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