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 밤새 ‘뒤척뒤척’ 111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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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최저기온 25.9도 기록
지난해보다 3주 가까이 빨라

1일 밤사이 부산에 111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가 발생했다. 2일에는 부산, 울산, 경남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는데, 이 또한 지난해보다 20일 이상 이르다. 지난달 말 연일 최고기온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무더위는 계속해서 ‘신기록’을 쓰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 1분부터 2일 오전 9시 사이 부산의 최저기온은 25.9도로,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부산에서 관측 역사상 가장 이르게 발생한 열대야는 1914년 7월 1일이었으나, 올해 같은 날 열대야가 발생해 다시 신기록을 썼다. 7월 20일 나타난 지난해 첫 열대야보다 3주 가까이 이르고, 역대 최악의 더위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보다도 각각 3일, 10일 이르다.

울산과 경남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전라, 제주까지 한반도 전역이 7월 첫날밤 열대야를 겪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부산이 111년 만의 이른 열대야를 겪은 다음 날 부울경 전역에 사실상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2일 오후 4시 20분을 기해 부산 동부와 부산 서부, 울산 동부, 사천, 거제, 고성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변경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남해와 통영을 제외한 부울경 전체가 폭염경보 발효 중이다.

지난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내려진 첫 폭염경보 시점도 올해는 20일 이상 앞당겨졌다. 지난해 부산 중부와 부산 서부에는 7월 29일에야 첫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당분간 최저기온이 25도 내외로 예상되는 등,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불볕더위를 반복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3일 아침 최저기온은 부산 25도, 울산 25도, 경남 23~25도로 예상되고, 낮 최고기온은 부산 31도, 울산 36도, 경남 31~36도로 예상된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부산·울산 25도, 경남 21~24도, 낮 최고기온은 부산 31도, 울산 36도, 경남 31~36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부산 등 전국에 열대야가 나타났다”며 “부울경 전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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