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MICE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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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

부산은 2016~2017년 UIA 국제회의 도시 순위에서 세계 10위권에 들며 글로벌 MICE 도시로 비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 회의와 전시회에만 기대며, 학회·협회 등 국제회의 유치를 사실상 놓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신규 MICE 행사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단발성 행사로 종료되며, 부산 MICE 산업의 체계적 성장은 요원한 상태다. 이 같은 침체의 핵심은 전문가 그룹의 과점 구조와 혁신의 부재다. 소수 인사들이 장기간 MICE 산업을 주도하며 네트워크는 폐쇄 안정화되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트렌드 선도 기능은 사라졌다. 이러한 고착화된 구조 속에서 코로나 이후 급격히 변하는 글로벌 MICE 혁신에도 대응하기 어렵다.

부산은 매년 1000명 이상의 관광·MICE 전공자를 배출하지만, 지역 산업은 여전히 영세하고, 중간관리자급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낮은 처우 탓에 지역업체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정부 공모사업에서 ‘끼리끼리’ 용역만 맡으며, 국제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었다. 무엇보다 문제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도 이를 실천할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다. 현장 실무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어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기획할 동기부여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MICE 산업에는 기회가 남아 있다. 세계는 다시 국제회의 확대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키워드가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첫째, 부산컨벤션뷰로와 벡스코의 핵심 보직을 단기 순환이 아닌 전문 경력자 중심의 장기보직제로 전환하고, 책임경영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전문성과 연속성 확보만이 국제 네트워크 구축과 비딩 경쟁력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둘째, 공공·산업·학계가 모두 참여하는 개방형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글로벌 기획자와 외부 전문가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그린MICE, 말레이시아 KLCC의 베뉴 혁신, 도쿄 마루노우치의 지역 MICE 사례는 개방형 협업이 실질 성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셋째, 부산 지역 대학과 MICE 산업체를 연계한 산학 인턴십과 채용 보조금, 경력 관리자 프로그램을 강화해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고, 중간관리자급 전문 인력 확보와 유지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넷째, 벡스코에만 의존하던 행태를 벗어나 호텔·대학·문화공간 등을 활용한 다변화된 MICE 베뉴를 확보하고, 벡스코 3단계 확장과 함께 AI·메타버스 기반의 회의 인프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다섯째, 부산만의 강점인 해양·영화·한류·IT를 활용한 주제형 국제회의와 ESG·그린MICE 콘텐츠를 기획해 지속가능하고 차별화된 행사 모델을 선도해야 한다. 특히 지역 문화와 연계한 스토리텔링 기반의 콘텐츠 개발은 외국인 참가자의 체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부산 MICE 산업의 재도약은 단순히 산업 발전이 아니라, 지역 대학생들이 부산에서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커리어를 꿈꿀 수 있는 기회다. 이 기반 위에서 부산은 글로벌 MICE 허브 도시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다. 부산은 이미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부산 MICE 산업의 장밋빛 미래는 우리 모두가 선택하고 실천함으로써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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