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약으로 건강을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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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한방] HK한국한의원

어느덧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고온다습한 환경과 강한 냉방, 불규칙한 식습관이 겹치면서 체력이 급격히 소모된다. 이를 가볍게 넘기면 여름철 피로 누적과 면역 저하로 인해 감기, 위장 장애, 열사병, 심지어 감염병 재확산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홍콩과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확진자 수와 PCR 양성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이 소폭 상승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재유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중요한 것은 ‘예방’과 ‘기초 체력 관리’다. 우리 몸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땀을 많이 흘리고 냉방기 아래에 오래 머무르면 진액이 손실되고 양기가 위축되기 쉽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가벼운 감기부터 장염, 무기력, 만성피로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여름철 건강 문제를 서습(暑濕), 풍한(風寒), 기허(氣虛) 등의 병기로 구분하고, 체질과 증상에 따라 예방과 치료 방안을 제시해 왔다. 특히 여름 감기는 일반적인 감기와 달리, 더위로 인해 진액이 먼저 손실된 상태에서 외부 자극이 침입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에서는 “여름 감기는 한(寒) 때문이 아니라 더위(暑) 때문”이라고 해 여름 감기의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다.

이러한 여름 감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처방 중 하나가 향유음(香?飮)이다. 향유, 후박, 백편두로 구성된 이 약은 여름철 냉방병이나 식중독 초기 증상에 자주 사용된다. 몸살감기처럼 으슬으슬하고, 복통이나 설사가 동반될 때 적절하다. 여기에 인삼을 더한 신가향유음은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빠진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을 동반한 감기에는 곽향정기산, 열감이 동반되는 바이러스성 여름 감기에는 은교산 계열이 활용된다.

한약은 단지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만 쓰이는 치료제가 아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나에게 맞는 처방으로 체력을 보강하고 위장 기능을 조절하며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예방적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노약자나 평소 여름철에 유난히 피로감이 심하거나 더위에 취약한 체질의 경우 한약으로 미리 기운을 보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은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여름은 단순한 무더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다시금 코로나 감염병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 면역과 체력을 가꾸는 방법으로, 한의학이 그 곁을 든든히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윤태관 HK한국한의원 검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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