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고 이상무, 세계를 ‘울리는’ 신라면
농심 녹산공장 가보니
건면·냉면부터 멸치칼국수까지…
컨베이어 벨트 쉴 새 없이 가동중
다음 달에 수출전용공장 착공
2026년 가동 땐 연 5억 개 생산
‘K라면’이 세계를 끓게 하고 있다. 농심은 세계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해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에 ‘라면 수출전용 공장’을 짓는다.
농심은 부산 사상구의 부산공장에서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해 왔고, 녹산공장에서도 수출용 건면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녹산공장 여유 부지에 연면적 약 4만 8000㎡ 규모의 수출전용공장까지 짓는다. 이르면 내달 착공에 들어가 2026년 하반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녹산공장 전윤열 공장장은 “녹산은 부산항과 가까워 물류비 등 수출 비용 절감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 측은 “수출전용공장은 AI스마트팩토리 노하우를 집약한다”고 설명했다. 품질검사 시스템에는 농심형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고장·사고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글로벌 품질 인증도 갖춘다. ISO 9001, FSSC 22000인증은 물론, 각국의 규제에 대응해 RSPO(지속 가능한 팜유 협의체)와 할랄 인증을 받아 운영할 방침이다.
수출전용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부산공장과 합치면 농심의 수출용 라면 국내 생산량은 연간 11억 개로, 배 이상 늘어난다. 미국 법인(10억 개)과 중국 법인(7억 개) 생산량까지 더하면 연간 27억 개의 글로벌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지난 3일 찾은 농심 부산 녹산공장은 신라면 건면, 짜파게티 건면, 둥지냉면, 멸치칼국수 등 건면 생산기지다. 이날 공장에서는 신라면 건면과 둥지냉면 생산이 한창이었다. 건면의 면은 두 가지 방식으로 생산한다. 반죽을 넓게 펼쳐서 잘라내는 절출 방식과 가래떡처럼 압력으로 뽑아내는 사출 방식이다. 녹산공장은 절출 3라인, 사출 4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짜파게티 블랙’ ‘신라면 건면’ 등이 절출 방식이고, ‘둥지냉면’이 사출 방식이다.
실제 공장 컨베이어 벨트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자동화 시스템이어서 포장 과정 전까지는 작업자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다. 포장은 이물질 검출과 중량 체크의 반복 또 반복이다. 수출 제품도 포장 디자인만 다르지 공정은 똑같다. 수출 국가에서 공통으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신라면이다. 농심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순라면, 미국은 생생우동, 일본은 둥지냉면·감자면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농심은 미국 현지에 2개의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관세 전쟁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있다. 농심은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는 등 유럽 시장 기반 다지기에도 적극 나섰다. 농심 관계자는 “녹산 수출공장 본격 가동 시점에 맞춰서 세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