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성 박사, “수송부문 에탄올 도입에 정부 나서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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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르곤연구소 소속..3일 한국 기자단 인터뷰
탄소중립 위해 바이오 에탄올 도입해야
미국 정유사들 바이오 연료 동반자 인식
“정밀 농업으로 옥수수 탄소배출 더 줄일 수 있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 이의성 박사가 3일 미국 시카고 연구소 내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문답하고 있다.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제공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 이의성 박사가 3일 미국 시카고 연구소 내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문답하고 있다.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제공

“수송 부문의 에탄올 도입을 위해선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 이의성 박사는 지난 3일 미국 시카고 연구소에서 가진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에탄올의 탄소 배출량이 휘발유에 비해 낮은 만큼 탄소 중립을 위해선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박사는 고려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차 파워트레인연구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뒤 미국 플로리다대를 나와 2015년부터 아르곤국립연구소에서 근무중이다. 이곳 에너지 시스템·인프라 분석 부서의 시스템 평가 센터에서 수석 에너지 시스템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이 박사는 각종 에너지 관련 포럼이나 컨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바이오 에탄올 도입에 대한 한국 정부나 정유사의 소극적인 분위기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개인적 의견일 수도 있지만 바이오 연료는 정부가 이끌지 않으면 그냥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유사들은 자기네들이 정유사가 아니라 에너지 회사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전환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박사는 “미국에선 바이오 연료를 석유의 경쟁자라 생각 안하고 석유를 유지시켜줄 수 있는 동반자이고, 오히려 전기차랑 경쟁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선 바이오 연료를 10% 넣으면 10% 매출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10%를 집어넣음으로써 마켓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걸 막아서 석유 자체가 없어지면 그게 더 큰 문제인데 잘못 판단한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 정유사들의 인식 전환을 기대했다.

이 박사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약 15년간 전주기 분석(LCA)을 통해 미국 옥수수 에탄올의 탄소 집약도(CI)를 평가한 결과 에탄올의 탄소배출량이 석유 기반 휘발유에 비해 50% 또는 70% 더 낮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LCA에는 옥수수 재배와 이를 위해 투입되는 질소 비료 등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량이 고려됐다. 에탄올 생산에서도 모든 에너지 투입량과 화학 물질 투입량이 분석에 동원됐다.




미국 아르곤 국립엔지니어링 연구시설 입구.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제공 미국 아르곤 국립엔지니어링 연구시설 입구.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제공

이 박사는 “통계치를 보면 옥수수 부셸당 에너지 사용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농업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부셸은 곡류와 감자 등의 양을 나타내는 데 이용되는 용량 단위로 1부셸은 약 35L에 달한다.

또한 옥수수 한 부셸에서 더 많은 갤런(1갤런은 3.79L)의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는 수치도 나왔다.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2019년에는 부셸당 2.8갤런 이상의 에탄올이 생산됐는데, 같은 해 가중 평균 생산량을 구해보면 2005년의 상위 10% 생산량보다도 더 높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에탄올 1갤런을 생성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감소한다는 의미다.

휘발유의 탄소집약도는 메가줄(가스사용량 단위) 당 약 91g 또는 93g이다. 옥수수 에탄올의 경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탄소집약도를 평가하면 2005년 58g에서 2019년 45g까지 감소한다. 휘발유보다 옥수수 에탄올이 훨씬 낮다. 이를 통해 에탄올을 사용하면 메가줄 당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박사는 “옥수수 에탄올의 현재 값은 52.4인데, 이미 약 40%의 감축량을 확보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화석 에너지나 석유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대신 다른 재생 에너지나 재생 화학 물질을 시스템에 구현하면 배출량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탄올 생산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땅에 격리할 수 있다”면서 “탄소 포집·저장(CCS)을 통해 약 30g을 추가로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탄소 집약도 영향의 약 40%가 농업에서 발생한다. 탄소집약도를 저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농가가 있고 그렇지 않은 농가가 있는 것으로 미뤄 정밀 농업으로 CI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이 박사는 “농업 활동에 따라 실제로 배출량을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정책 프로그램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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