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때보다 4배나 많았던 경찰 ‘인해전술’ [윤 대통령 체포]
관저 주변 기동대 3200명 비롯
경찰 대규모 인력 투입해 성공
최장 2박 3일 장기전이 점쳐지기도 했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은 이날 6시간여 만에 모두 종료됐다. 대규모 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찰 측 인력 동원과 경호처 내 이탈 기류가 맞물려 윤 대통령 체포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15일 오전 4시 32분부터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 측은 이번 체포 작전으로 투입되는 경찰 수를 570명 선으로 대폭 늘리는 ‘인해전술’을 택했다. 이는 1차 집행 때 출동한 경찰 수(120여 명)의 4배가 넘는 규모다. 또한 관저 주변 질서를 유지하는 기동대 수도 32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대규모 인력 투입은 1차 집행 때 700명 안팎인 경호처 인력에 밀려 실패한 경험 때문이다. 군사교범 등에 따르면 공격 인원은 방어자의 3배 이상이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나와 있다. 이번에는 경호처 인력보다 훨씬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것이다.
사전 준비도 철저했다. 경찰 측은 당초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 투입을 고려하다 물리적 충돌 우려가 일자 현장 경험이 많은 형사들을 대거 투입하기로 작전을 바꿨다. 또 차 벽 무력화를 위해 크레인 등 중장비를 배치하는가 하면 사다리, 절단기 등 소형 장비도 철저히 미리 준비했다.
당초 경호처가 강력한 저지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던 만큼 관저 정문 말고도 관저 뒤 매봉산 등산로에도 인력을 배치, 경호처 시선을 분산도 유도했다. 경찰 기동대는 체포영장 집행 시점에 차 벽용 차량 이동, 관저 밖 집회 대응에도 나섰다.
하지만 경호처 일선 요원들은 2차 집행에 나선 공수처와 경찰을 막을 의도가 없어 보였고, 실제로도 실력 행사에 나서지 않았다. 관저 밖 집회 역시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결국 공수처와 경찰은 사전 준비한 계획을 실행에 옮길 필요가 없었다. 이는 경찰 등이 사전에 집행 계획 정보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한편, 경호처에 대한 심리전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