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류 기업] 'DRB 동일' 고무벨트에서 첨단 로봇까지… 혁신으로 이룬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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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금사동에 위치한 고무벨트 제조 전문업체 DRB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DRB 제공

부산 금정구 금사동에 위치한 'DRB'는 전동벨트와 컨베이어 벨트, 크롤러,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부산 대표 향토기업이다.

1945년 동래구서 고무신 등 생산
1960년대 차량 고무 부품으로 확장
2차 전지 사업 등 사업 다각화 성공
올해 '고용창출 100대 기업' 선정도


1945년 부산 동래구 수안동의 동일화학공업소로 문을 연 DRB는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70년간 고무산업에서 미래첨단산업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온 DRB는 현재 1천 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가족으로 두고 7천억 원이 넘는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DRB 직원들이 지역인재들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장면.
■고무산업에서 미래첨단산업으로

업계에서 DRB는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기업'으로 불린다. 전통적인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 경영효율화 등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DRB의 전신인 동일화학공업소는 초창기 전기절연용 테이프와 고무테이프, 고무신 등을 생산했다. 그러다 당시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고무벨트에 눈을 돌렸다. 국내 고무벨트 제조 분야를 선점한 DRB는 이후 이 분야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한 자동차 업체의 제안으로 차량용 고무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DRB가 자동차 부품으로 제품 계열을 확장하며 고무제품 종합 브랜드로 기틀을 다지는 데 밑거름이 됐다.

1980년대에는 고무벨트뿐만 아니라 크롤러(농업 및 건설기계용 무한궤도)와 토목건축용 고무제품 등 다양한 산업용 고무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지난 1986년에 DRB가 자체적으로 설립한 기업부설 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고무제품을 독자 개발해 토목과 건축, 해양, 도로, 철도·궤도 시장의 한 축을 이루게 됐다.

DRB는 고무산업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1990년 DRB는 공장자동화기기(FA) 사업에 착수해 국내 자동화 기기 생산의 선발주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001년에는 지진피해를 최소화하는 '면진제진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어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면진 건축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2007년 일본 정부로부터 면진고무제품의 품질인증서를 획득했다.

지난 2005년에는 화재진압용 로봇을 개발하며 지능형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2007년에는 차세대 동력 에너지원의 하나인 리튬폴리머 2차 전지 사업에 참여했다.
DRB 사무동.
■합리적인 경영구조를 통한 기업체질 개선

DRB는 신규 사업을 통한 외적 성장뿐 아니라 기업 내적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다. 지난 2001년 인사와 재무, 생산 등 기업의 전 부문에 걸쳐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각종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재구축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했다.

생산공정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생산량과 생산시설의 상태 등 다양한 생산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보고시스템인 생산시점관리(POP)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또 2006년 품질경영을 선포한 이후 6시그마와 집중개선TFT, 5S, 분임조 활동 등 선진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경영 혁신을 꾀했다.

DRB는 또 임직원들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사내호칭단일화를 통해 직급과 직책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환경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DRB는 지난 2002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건강한 기업문화를 키워오고 있다.
일본 현지 우수기업 연수에 참여한 직원들의 모습.
■향토기업을 넘어 글로벌기업으로

DRB는 부산 대표 향토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2000년대 이후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과 슬로바키아, 베트남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현지 판매법인을 개설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DRB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고 충칭에 제2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DRB는 또 사내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배양시키기 위해 MBA 과정 운영은 물론 해외 연수의 기회도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300여 명의 생산직 인력을 중심으로 16차에 걸쳐 일본 현지 우수기업 연수를 실시할 방침이다.

DRB는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이에 DRB는 부산경제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부산기업 매력발견 현장투어'에 참여해 지역 우수 인력 유치에 기여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는 대학생 대외활동박람회인 '유니브 엑스포 부산'의 공식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에는 부산시로부터 '우리 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고용창출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DRB는 설립 당시 정직과 성실, 신뢰를 핵심가치로 정했다.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서 DRB가 70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것은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혁신을 꾀해 왔기 때문이다. 전통과 혁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DRB는 지난 70년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70년을 꿈꾼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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